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매일노동뉴스 노동안전보건섹션에 매주 전문가 칼럼을 제공합니다. 본 칼럼은 2010년 6월 14일(월)에 게재된 것입니다. 기사 내용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특히 상업용으로 이용하실 때는 반드시 사전협의를 거치셔야 합니다.




최근 금속노조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발암물질 진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 곳곳을 다니며 어떤 제품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는지 찾아내 노동자들에게 알려 주고 있다. 노동자가 무엇이 발암물질인지 알아야지만 발암물질을 마시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암물질을 사용해 온 기록도 남기고 있다. 나중에 발생할 직업성 암의 근거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다. 물론 발암물질 대신 사용할 제품을 알려 주거나 환기장치 등 개선방안도 마련해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현장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금속노조 충남지부에서 시작된 발암물질 진단사업은 이달 말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에 이어 오는 9월까지 경주지부를 비롯한 전국 80여개 사업장에서 1차 조사가 실시된다. 금속노조는 이 사업을 통해 조합원들의 건강권을 한층 더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속노조의 발암물질진단사업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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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암물질 진단사업 의의를 알린 금속노조 포스터가 전국 사업장에 배포되었다. ⓒ 사진제공=금속노조 노안실





발암물질은 금속산업에서 전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발암물질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속산업에서 사용되는 제품의 최소 10~20%는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다. 금속가공에 사용되는 절삭유는 후두암과 식도암의 원인물질이다. 용접에서는 6가 크롬이 발생해 폐암과 비강암을 일으킬 수 있다. 도장공은 페인트의 발암물질 성분에 노출돼 폐암이 올 수 있다. 세척작업에는 벤젠이나 트라이클로로에틸렌(TCE) 같은 물질에 노출돼 백혈병과 림프종이라는 혈액암이 발생한다. 크롬도금이나 황산을 이용한 산세척 또한 폐암이 발생할 수 있는 작업들이다. 직업성 암은 160만 모든 금속노동자들의 문제인 것이다. 이 때문에 금속노조에서는 발암물질진단사업을 추진하면서 15만의 사업이 아닌 160만의 사업으로 기획했다.


첫째, 금속노조가 발견한 전체 발암물질에 대해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모든 금속노동자들의 알권리를 실현할 것이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는 현재까지 약 5천개 제품의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분석했고, 앞으로 1만개 이상의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모으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중에서 어떤 제품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는지 공개함으로써, 비발암물질을 선택할 권리를 모든 노동자들이 누리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그뿐 아니다. 현장의 개선사례와 대체물질 사례를 공개하는 등 금속노동자들이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정보가 제공되도록 할 계획이다.


둘째, 160만 금속노동자를 대상으로 숨어 있는 직업성 암 환자를 찾아 나설 것이다. 대다수 노동자는 자신이 어떤 발암물질을 마셔 왔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암에 걸려도 직업성 암이라는 의심을 해 보지 못한다. 설령 직업성 암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한들 어찌해 보겠다는 생각은 품어 보지도 못한다. 그래서 금속노조는 조합원들은 물론이고, 160만 전체 금속노동자들에게 자신과 주변의 노동자들에게 발생한 암을 신고하도록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다. 특히 용접폐암·석면폐암·절삭유 식도암·후두암·도금 폐암 등 너무도 뻔한 직업성 암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환자 찾기 운동을 전개하고 산재신청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길이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노동법 개악으로 인한 총파업이 예정돼 있고, 각 사업장별로도 단체협약 해지 등 노사관계의 장기 파행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와 보수언론에서는 금속노조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장치를 가동할 것이다. 어떻게 해야 되겠는가. 금속노조가 160만 노동자의 건강을 지키는 길을 가겠다고 나섰으니, 이 길을 끝까지 갈 수 있도록 관심과 응원을 보내 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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