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4 16:44
직업성 암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부담을 주고 있을까?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과학자들이 있다. 직업성 암의 규모를 추정하여 사회가 질 부담으로 표현함으로써 관심과 대책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수년에 걸쳐 진행중이며, 지난 4월에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보고서 표지
그 결과 전체 암 사망자의 5.3% 전체 암 등록환자의 4.0%가 직업성 암으로 추정되었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는 매우 엄격한 추정치라고 밝혔다. 불분명한 자료를 사용하거나 잘못된 계산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기준을 강하게 적용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결과는 최소한 이 정도가 될 수 있다고 받아들이면 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러한 자료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 가장 큰 원인은 직업성 암을 예방해야 한다는 적극적 인식이 아직 한국정부와 사회에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새로운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발암물질감시네트워크가 가야 할 길을 다시금 확인한다.
이 연구의 목적은 현재 시점에서 직업성 암이 영국사회에 어느 정도로 사회적 부담을 발생시키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암의 부담을 측정하는 첫 번째 방법은 기여분율(AF, attributable fraction)을 구하는 것이다. 기여분율이란, 암을 일으키는 요인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발생된 직업성 암 환자의 비율이라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암환자 중에서 직업적인 발암물질 때문에 발생된 암환자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비율을 구하면 직업성 암 환자수를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은 쉽지 않다. 발암물질에 노출된 것 이외의 다른 요인들을 제거하고, 여러 가지 종류의 발암물질에 중복 노출되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의 1급 발암물질(Group 1)과 2급 발암물질(Group 2A)을 사용하였다.
2005년 직업 때문에 사망한 암환자는 전체 암환자의 5.3%로 8천23명으로 추정되었다. 남성은 8.2%(6366명), 여성은 2.3%(1657명)이었다. 암등록자료 중에서 직업성 암으로 추정된 숫자는 총 1만3694명(4.0%)이었다. 이 중 남성은 1만74명(5.7%), 여성은 3만620명(2.1%)이었다. 암의 발생부위 별로 볼 때 중피종, 부비동암, 폐암, 비인두암, 유방암, 비흑색종 피부암, 방광암, 식도암, 연부조직육종 그리고 위암이 전체 암 중에서 직업성 암의 비율이 2%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직업성 암의 종류별 발생자 추정치> | |||||
순위 |
암 종류 |
직업성 암환자 추정치(명) |
순위 |
암의 종류 |
직업성 암환자 추정치(명) |
1 |
폐암 |
5447 |
13 |
연부조직육종 |
27 |
2 |
비흑색종 피부암 |
2928 |
14 |
자궁경부암 |
18 |
3 |
유방암 |
1969 |
15 |
비인두암 |
16 |
4 |
중피종 |
1937 |
16 |
뇌암 |
14 |
5 |
방광암 |
550 |
17 |
다발성 골수암 |
10 |
6 |
식도암 |
188 |
18 |
흑색종(눈) |
6 |
7 |
위암 |
158 |
19 |
간암 |
5 |
8 |
비호지킨스 림프종 |
140 |
20 |
신장암 |
3 |
9 |
부비동암 |
133 |
21 |
췌장암 |
1 |
10 |
후두암 |
56 |
22 |
갑상선암 |
1 |
11 |
백혈병 |
40 |
23 |
림프조혈계암 |
1 |
12 |
난소암 |
33 |
24 |
골육종 |
0.1 |
계 |
13,679 |
석면, 교대근무, 광물유(절삭유와 같은 윤활유), 태양광, 실리카, 디젤연소물질, 콜타르피치와 같은 발암물질은 물론 도장공이나 용접공 같은 직업, 다이옥신, 간접흡연, 라돈, 테트라클로로에틸렌, 비소, 그리고 강산의 미스트(황산 등) 등이 영국에서 직업성 암을 100 명 이상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놀랍게도 여성의 유방암 중 4.53%(1957명)가 교대근무에 따른 심야노동의 결과라는 분석결과도 제시했다.
<표 2. 직업성 암을 일으키는 원인별 기여분율> | |||||
순위 |
직업성 암의 원인 |
기여분율 |
순위 |
직업성 암의 원인 |
기여분율 |
1 |
석면 |
2.60% |
22 |
목분진 |
0.01% |
2 |
실리카 |
0.53% |
23 |
태양광 |
0.01% |
3 |
디젤연소물질 |
0.43% |
24 |
가죽분진 |
0.01% |
4 |
광물유(절삭유 등) |
0.38% |
25 |
니켈 |
0.01% |
5 |
교대근무 |
0.37% |
26 |
포름알데히드 |
0.01% |
6 |
도장공 |
0.22% |
27 |
카드뮴 |
0.01% |
7 |
간접흡연 |
0.17% |
28 |
다핵방향족탄화수소 |
0.005% |
8 |
TCDD(다이옥신) |
0.15% |
29 |
베릴륨 |
0.004% |
9 |
라돈 |
0.12% |
30 |
고무산업 |
0.003% |
10 |
용접공 |
0.10% |
31 |
콜타르피치 |
0.003% |
11 |
테트라클로로에틸렌 |
0.09% |
32 |
벤젠 |
0.003% |
12 |
비소 |
0.08% |
33 |
트리클로로에틸렌 |
0.003% |
13 |
황산 등 강산의 미스트 |
0.06% |
34 |
비행사 및 승무원 |
0.002% |
14 |
6가 크롬 |
0.04% |
35 |
비닐클로라이드 |
0.002% |
15 |
코발트 |
0.04% |
36 |
이온화방사선 |
0.002% |
16 |
검댕 |
0.04% |
37 |
틴 광부 |
0.001% |
17 |
무기 납 |
0.04% |
38 |
자외선 |
0.001% |
18 |
비-비소계 살충제 |
0.03% |
39 |
아크릴아미드 |
0.001% |
19 |
미용사와 이발사 |
0.02% |
40 |
1,3-부타디엔 |
0.0003% |
20 |
방향족 아민 |
0.02% |
41 |
에틸렌옥사이드 |
0.0002% |
21 |
철강주물공 |
0.02% |
42 |
석유정제 |
0.0002% |
전체 기여분율 |
5.34% |
직업이나 산업 중에서는 건설업, 금속가공업, 개인·가사 서비스업, 광업, 육상운송업, 인쇄·출판업, 소매·호텔·음식점업, 공공행정·국방, 농업 및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암이 높게 발생했다. 남성은 56%의 암이 건설업에서 일한 것과 관련 있었으며, 주로 중피종과 폐암, 방광암, 비흑색종 피부암 등이 해당되었다. 여성의 54%는 교대근무로 발생한 유방암으로 추정되었다.
<표 3. 산업 및 직업에 따른 직업성 암 환자 추정치(명)> | ||
업종구분 |
산업 및 직업 |
직업성 암 환자 추정치(명) |
F |
건설업 |
4816 |
G-Q |
교대근무하는 일자리 |
1957 |
C-E |
금속노동자 |
1250 |
G-Q |
개인및 가사서비스업 |
804 |
F |
도로포장, 지붕포장업(건설업) |
541 |
G-Q |
육상운송업 |
505 |
F |
도장공(건설업) |
334 |
C-E |
광업 |
302 |
C-E |
인쇄 및 출판업 |
286 |
G-Q |
공공행정 및 국방 |
273 |
G-Q |
도소매판매 및 음식업 |
270 |
A-B |
농업 |
220 |
C-E |
광학기계제조업 |
206 |
C-E |
운송장비제조업 |
188 |
C-E |
용접공 |
181 |
C-E |
비철금속산업 |
159 |
C-E |
철강산업 |
135 |
C-E |
기타 화학물질제조업 |
123 |
C-E |
화학물질제조업 |
121 |
C-E |
기계제조업(전기기계제외) |
111 |
C-E |
도장공(비건설업) |
102 |
C-E |
요업 및 도자기제조업 |
98 |
G-Q |
위생 등 서비스업 |
95 |
C-E |
조립금속제품 제조업(기계기구제외) |
94 |
C-E |
전기가스업 |
89 |
C-E |
비금속제품제조업 |
75 |
G-Q |
오락 및 문화서비스업 |
69 |
C-E |
나무제품제조업(가구제외) |
69 |
C-E |
유리 및 유리제품 제조업 |
64 |
G-Q |
금융, 보험 및 부동산업 |
63 |
C-E |
종이제조업 |
61 |
C-E |
전기기기제조업 |
49 |
C-E |
석유정제업 |
48 |
G-Q |
운수서비스업 |
43 |
C-E |
가구제조업 |
34 |
A-B |
원예업 |
31 |
C-E |
섬유제품제조업 |
31 |
C-E |
수도업 |
29 |
C-E |
신발제조업 |
22 |
C-E |
가죽제품제조업 |
20 |
G-Q |
교육서비스업 |
18 |
G-Q |
항공운수업 |
18 |
G-Q |
통신업 |
17 |
G-Q |
의사, 치과의사, 각종 보건 및 수의사업 |
16 |
C-E |
음식품제조업 |
15 |
C-E |
기타 구분할 수 없는 플라스틱제조업 |
14 |
G-Q |
항공기 운전 및 승무원 |
14 |
C-E |
의류제조업 |
13 |
C-E |
고무제품제조업 |
12 |
A-B |
임업 |
11 |
G-Q |
사회복지업 |
11 |
G-Q |
수상운송업 |
11 |
C-E |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업 |
5 |
C-E |
기타 제조업 |
5 |
C-E |
음료제조업 |
4 |
G-Q |
기타 전문직 |
3 |
G-Q |
연구직 |
3 |
C-E |
석유석탄 기타제조업 |
1 |
C-E |
일반산업 |
0.5 |
C-E |
담배제조업 |
0.2 |
계 |
13679 |
이 연구는 최초로 영국에서 발생한 직업성 암의 규모를 정량으로 평가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연구를 통해 얻은 추정치에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부정확한 데이터 문제나 방법론 문제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 연구에서는 매우 엄격하고 보수적인 추정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애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