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어렵습니다. 이걸 참 쉽게 옮겨보고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외국의 친기업적인 연구자가 어떤 식으로 직업성 암을 왜곡시켰으며, 그것을 바로잡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이 노력하고 있는지 담고 있습니다. 외국의 진보적 전문가들의 말과 그들의 사진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흡연, 유전, 식습관, 비만 같은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직업이나 환경은 정말로 큰 영향이 없는 것일까? 왜 암에 대한 얘기는 모두 개인의 잘못으로만 원인이 정리되어 있는 것일까? 1980년대 초반 발표된 한 연구의 영향으로 암이 환경과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생활의 문제로 정리되었다고 말한다면 너무 심한 과장일까? 아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1980년대 초 돌과 페토(Doll/Peto)라는 연구자들이 발표한 한 논문이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수용되면서, 암은 개인의 문제로만 굳어져왔다. 흡연이 암에 기여하는 비중은 30 %나 되고, 음식은 35 %인데비해 직업은 4 %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자.


1981년 발표된 돌과 페토(Doll/Peto)의 연구에서는 암으로 인한 사망에서 흡연, 식습관 등 라이프스타일이 차지하는 분율이 높다고 추정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1996년 하버드 대학의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고, 1998년 돌에 의해서 다시 한 번 주장되었다. 돌과 페토의 연구결과는 2004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400 편 이상의 학술논문에 인용되었다.


<표> 돌과 페토의 연구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에서 각 요인이 기여하는 비율(%)



요인 또는 요인군(Factor or class of factor)

최적 추정치(best estimation)

범위(Range)

흡연(Tobacco)

30

25~40

알콜(Alcohol)

3

2~4

음식(Diet)

35

10~70

식품첨가제(Food additive)

< 1

-5~2

출산, 성적 활동(Reproductive and sexual behavior)

7

1~13

직업(Occupation)

4

2~8

오염(Pollution)

2

< 1~5

산업제품(Industrial products)

< 1

< 1~2

기계류, 의학적 절차(Machines and medical procedures)

1

0.5~3

지구물리학적 요인(Geophysical factors)

3

2~4

감염(Infection)

10 ?

1~?

미확인(Unknown)

?

?



그러나 돌과 페토의 연구는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에서 대부분 위험한 수작업에 종사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노동자가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뿐만아니라 실질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블루컬러 직업들이 제외되었다. 예를 들어 석면산업이나 고무산업의 노동자들의 죽음을 고려하지 않았다. 또한 암의 70% 이상이 65세 이후에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65세 이상의 인구집단은 연구에서 제외하였으며, 직업과 관련된 가장 흔한 암인 비호지킨림프종은 몇몇 노동자들에게 약간의 위험만 있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이외에도 많은 수의 여성노동자들과 유방암-여성의 주된 사망원인-이 무시되었고, 어린이와 젊은 사람들에게 암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무시하였다. 또한 출생전이나 사춘기에는 암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아울러 암이 발암물질과 기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쳐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한계가 있었다.


최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영국에서의 직업성 암의 재평가들에서는 돌과 페토의 평가가  실제 위험을 과소평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6년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공중보건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돌과 페토의 통계를 명백하게 비판했다. 저자는 "오래된 자료를 이용하였고 다른 발암인자를 제외하고 화학물질에 의한 암만 평가하는 학문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저평가 되었다."라고 보고하였다. 덧붙여서 “우리는 전체 암중에서 직업성 암(비악성 피부암은 제외)이 남성은 대략 10.8 퍼센트, 여성은 대략 2.2 퍼센트로 평가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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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클래프 박사(보스턴대학)




2005년 9월 미국 보스턴 의학대학 박사 리차드 클래프(Richard Clapp)의 비평에 따르면 “1981 돌과 페토의 평가를 이용하여 직업성 암을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과소평가 될 수 있고 실제적으로 미국과 영국의 직업성 암 수치는 이 수치에 비해 2-4배이다”라고 하였으며 “직업성 폐암이 방광암, 비호지킨림프종, 백혈병에 의해서 나타나는 직업 관련 암과 유사하다고 믿는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서, 폐암에서, 우리는 금속, 용제, 이온화 방사능, BCME 같은 반응성 화학물질, 간접흡연, 대기 오염, 다핵 방향족 탄화수소, 농약 그리고 폐암을 유발하는 석면과 실리카와 같은 섬유물질을 검토하였다. 이것들은 실질적인 위험을 증가시켰고, 몇몇의 노출-석면과 지하광산의 이온화 방사능 같은 것들-의 노출은 담배연기와 함께 상승제로 작용하고 폐암의 위험을 매우 증가시켰다.” 또한 “암은 여러 가지가 복합된 질병이며,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노출되었을 때 작은 노출이라도 위독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산정하는 방법은 없다. 우리가 많은 암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너무 많은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동자와 다른 사람들을 발암성 물질에 노출시키지 말고 더 적은 발암성 물질을 사용하고 생산할 필요가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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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엡스타인



카고 일리노이 대학교 환경/산업의학 명예교수인 사무엘 엡스타인(Samuel Epstein)박사는 “최소 평가에 기초해서” 전체 암 사망률의 10 퍼센트가 직업적인 발암물질의 노출 때문이며, 확실한 직업적 노출에 의한 사망률은 더 높다고 하였고, “리차드 돌의 주장을 포함하여 '라이프스타일 이론'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직업성 암에 대한 정책이나 보건학적 조치를 잊어버리게 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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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브로피



돌과 페토의 직업성 암에 대한 낮은 통계치가 정부에 의해 대폭적으로, 의심 없이 받아들여진 것은 몇몇에게는 굿뉴스가 되었지만 일부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았다. “산업체에서는 돌과 페토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을 때 매우 기뻐했다. 이는 직업성 암에 대한 문제를 교묘하게 생활습관(라이프스타일, life style)의 문제로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성 암에 대한 권위자인 스털링대학의 짐 브로피(Jim Brophy)는 “이러한 상황은 직업성 암에 대항하여 조직화되거나 재정립된 전략을 수립하는 기회를 실제적으로 종식시킨 결과를 이끌었다.”고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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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암스트롱



리즈 암스트롱(Liz Armstrong)은 돌과 페토의 연구결과가 더 이상 암의 원인을 설명하는 데 이용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의 저서 「암(Cancer)」에서는 돌이 1970년과 1990년 사이에 몬산토(Monsanto)사와 장기간의 재정지원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비닐클로라이드, 다이옥신, 제초제(phenoxy herbicides)의 암 위험을 검토하는 중에는 미국화학물질협의회(American Chemical Council)와 화학물질 회사인 ICI나 DOW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았으며, 심지어 석면산업체나 GM으로부터도 보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2006년에 밝혀졌다고 소개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미국산업의학저널(AJIM)의 ‘기업에 결탁한 비밀과 암연구에서의 이해관계충돌’이라는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돌이 몬산토 역학조사시 하루 1,500달러로 계약을 맺어 1970년부터 1990년 사이에 몬산토와 재정적인 관계를 맺어왔다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것은 업계와 돌의 관계를 적발하는데 한 부분을 형성했다. 염화비닐 제조회사인 ICI와 Dow과 연합된 화학물질 제조업체로부터 15,000달러를 받고 염화비닐의 뇌 발암성에 대한 것을 은폐시켰다. 뇌물은 미국 법원 서류를 통해서 확인이 되었으며, 영국에 있는 돌의 연구소의 서류를 통해서도 확인이 되었다.


즉, 친기업적인 연구자가 직업성 암의 문제를 은폐하기 위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고, 그것이 무비판적으로 학자들 사이에 수용되면서, 마치 직업성 암이나 환경성 암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 밖에 발생하지 않는다는 식의 오해가 자리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기업들이 어떻게 연구결과에 개입하고 조작하는지 설명드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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