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4 10:57
건설업은 중층적인 하도급 생산구조와 기형적인 고용구조로 여전히 현행 안전보건 제도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최근 여수국가산단에서는 플랜트 건설업에 종사해 온 비정규직 근로자들로부터 사고성 재해가 아닌 백혈병, 폐암 등의 산재신청이 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역학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에 여수국가산단의 비정규직 건설 근로자들의 안전보건 실태를 조명하고, 현실적인 건강보호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일과건강 연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연재한다. 첫째는 최근 여수지역의 안전보건 이슈 현황과 플랜트 건설을 포함한 건설업의 안전보건상 취약한 구조적 문제점을 정리하고자 한다. 둘째는 여수산단 플랜트 건설 근로자들의 안전보건 문제와 관련된 현황을 정리할 것이다. 셋째는 안전보건 제도 적용현황과 개선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이 기사 필자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최상준 교수입니다. 기사내용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 밤에 본 플랜트 사업장. 건설업 중 중화학공업용 설비를 조립, 설치하는 것이 바로 플랜트 건설업이다. ⓒ blog.ohmynews.com/ohmyfeel
대구가톨릭대학교 산업보건학과 교수 최상준
# 건설업 노동자, 1만 명당 2.2명 산업재해로 사망
건설업은 일반 제조업 생산구조와는 달리 선주문, 후생산방식과 일회적, 개별적 생산방식의 특성으로 수요가 불확실하고 불안정하여 공종별, 전문 분야별로 분할 도급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산구조 특성으로 상시고용 근로자보다는 일용직 중심의 비정규직 근로자 고용 비율이 높다. 통계청의 ‘2008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2008년 8월 현재 전체 산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비율은 34%, 제조업 종사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17%인데 비해 건설업은 55%로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이 일용직 근로자로 구성된다(통계청, 2008)*.
*통계청 : 2008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2008
▲ <그림 1. 업종별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통계청, 2008)> ⓒ 최상준
이와같은 건설업의 생산구조와 고용구조 특성은 건설업 근로자들의 안전보건 관리가 매우 어려움을 시사한다. 2007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을 보면 건설업 근로자 중 재해자 수는 19,050명으로 근로자 1,000명당 6.6명의 재해율을 나타냈다. 전체 산업에서 발생한 재해자의 21%가 건설업 종사자였다. 재해로 인한 사망자수는 630명으로 전체 사망자 수 중 건설업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6 %로 가장 많다. 이는 건설업 근로자 10,000명 당 산재 사망자 2.2명 수준으로 매우 높은 사망 만인율을 나타냈다(노동부, 2008)**.
특히 건설업 중 중화학공업용 설비를 조립/설치하는 플랜트 건설업은 일반 건축 및 토목 공사와 달리 신규 설비를 설치한 이후 일정한 주기로 설비 내용물을 비우고 내부를 검사 및 정비하는 대보수 공사(turnaround, TA)를 실시해야 한다. 대부분의 화학 장치 산업 설비는 독성이 높은 다양한 화학물질이 연속적 흐름(stream)을 갖도록 시공되기 때문에 대보수 공사 기간에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노동부 : 2007 산업재해분석, 2008
▲ <그림 2. 여수산단에 대한 안전보건 관련 사건 연대기>주: KIST(한국과학기술원), KOSHA(한국산업안전공단), WIOEH(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 최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