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4 02:04
현재의 납노출이 아닌 과거로부터 누적된 납노출이 문제라는 결과가 한 연구에서 제기되었다. 작업중 납에 노출된 경력이 있는 55세 이상의 노동자들을 추적관찰한 결과, 과거에 노출된 납에 의해 뇌기능 중에서 특히 인식적인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논문은 피츠버그 대학의 보건대학원 소속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것으로, 미국심리학회에서 발간하는 '뉴로사이콜로지(Neuropsychology)' 1월 판에 실렸다.
논문 제목과 초록
연구자들은 1982년의 ‘납노출 노동자들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였던 노동자들을 추적관찰함으로써 이러한 결과를 밝혀냈다고 한다. 1982년의 연구는 펜실베니아 동부지역의 남성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288명의 납노출노동자와 181명의 납에 노출되지 않은 노동자 간의 인식능력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본 것이었다. 이 연구에서는 납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배터리 제조회사 3곳에서 선택하였고, 비노출그룹은 인근지역에서 트럭의 차체를 생산하는 공장의 노동자들로 선택하였었다. 노동자들의 인식능력을 평가하기 위하여, 정신운동속도(psychomotor speed)를 비롯해 학습 및 기억력 등 총 5개 영역의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1982년의 연구결과에서 납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평균 혈중 납농도는 40 마이크로그램(1 데시리터당)이었으며, 일반인의 평균치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펜실베니아 주에서는 혈중 납농도가 25마이크로그램(1 데시리터당) 이상일 경우 더 이상 납노출이 발생되는 작업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비노출 그룹의 혈중 납 평균농도는 7.2 마이크로그램이었다.
2004년에 다시 이들을 추적하여 검사하였다. 납노출집단에서 83명, 비노출집단에서 51명을 조사할 수 있었다. 혈중 납 농도를 다시 측정하였고, 정강이 뼈에 축적되어 있는 납농도를 함께 측정하였다. 납이 사람의 몸에 들어오면 뼈에 축적되며, 반감기가 30년이다. 따라서 뼈에 축적된 납을 측정하는 것은 누적 노출량을 측정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연구진에서는 인식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조사도 다시 수행하였다.
그 결과 뼈에 납이 다량 축적된 노동자들의 인식능력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노동자들은 뼈에 축적된 납이 많을수록 학습능력이나 기억력 및 공간능력 등이 떨어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경향성은 55세 이상의 노동자들에게서 특히 분명하게 나타났다.
납의 누적노출량이 연령에 따라 인식능력에 주는 영향을 보여주는 그래프
현재의 혈중 납 농도로 보정하여 분석한 결과, 지금은 더 이상 납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과거에 납에 노출되는 작업을 했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과거에 노출된 납이 나중에 뇌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납이라는 중금속이 나이든 사람의 뇌에는 특별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인식능력을 담당하는 영역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과학자들은 납이 어떤 식으로 뇌에 피해를 주는지 연구해왔다. 특히 기억과 학습능력을 담당하는 해마상융기나 전두엽피질 부위의 문제들이 조사되었다. 고혈압환자의 경우 납이 더 치명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납축전지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은 호흡하면서 납을 마시고, 피부에 묻어서 노출되기도 한다. 그 밖에 납에 노출되는 직업들은 반도체부품이나 세라믹 제품생산, 납땜 같은 작업들이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자들은 논문을 통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납노출이 발생되지 않도록 작업환경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지만, 이러한 뇌기능의 문제가 발생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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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제목 및 저자 : "Association of Cumulative Lead and Neurocognitive Function in An Occupational Cohort," Naila Khalil, PhD, University of Pittsburgh; Lisa A. Morrow, PhD, and Herbert Needleman, MD, University of Pittsburgh School of Medicine; Evelyn O. Talbott, PhD, John W. Wilson, PhD, and Jane A. Cauley, PhD, University of Pittsburgh; Neuropsychology, Vol. 23, No. 1.
논문의 원본은 APA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http://www.apa.org/journals/releases/neu23110.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