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인은 미국환경청과 산업안전보건청에게 예산을 더 많이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역할을 많이 하고, 기업에 대한 감독을 더 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부시정권에서 이러한 기관들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예상된다. 도대체 부시행정부 하에서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2월 29일에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장문의 기사를 제공하였다.

기자 : R. Jeffrey Smith, Washington Post Staff Writer
기사작성일 : 2008년 12월 29일



2001년 초, 미국산업안전보건청(이후 OSHA)의 한 역학전문가가 치과기공사들에게 베릴륨이 심각한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OSHA의 관보를 통해 게재하여 공표하려 하였다. 치과에서 충진재를 연마하는 작업을 할 때, 베릴륨 합급에 의해 치기공사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역학전문가의 이름은 피터 인팡테였다. 그의 연구에서는 현재 OSHA의 베릴륨 노출기준에 하루만 노출되더라도 심각한 페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일단, 인팡테는 관보에 게재할 초안을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그런데, 부시행정부에서 임명한 OSHA의 낙하산 인사들이 이 원고를 복사하여 미국의 주요 베릴륨제조회사를 위해 일하는 로비스트에게 전달하였다. 베릴륨제조회사들에서는 원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인팡테는 기업주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수용을 했고, 원고에 그 내용을 반영하였다. 그리고 인팡테가 작성한 초안은 관보게재를 위한 OSHA 내부 승인을 얻었다. 이제 관보를 통해 게재할 일만 남았다. 하지만, 베릴륨제조회사들이 다시 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고, 인팡테는 완전히 화가 났다. 

“저는 OSHA에 24년 근무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일이 지연되는 것을 본적이 없습니다.”

인팡테는 2002년 3월에 OSHA의 기준담당관에게 이메일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였다. 결국 OSHA는 베릴륨에 대한 관보게재를 허락하되, 연구의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이론의 여지가 있다는 식으로 각주를 달기로 결정한다. OSHA가 문제 있다고 지적한 내용은 기업들이 반대했던 것이었다.


OSHA에서 근무한 전현직 직원들은 이러한 일이 부시행정부 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부시행정부에서 임명한 낙하산 인사들은 십여가지의 신규 안전보건규제를 불승인처리하였고, 다른 규제들은 시간을 끌어 지연시켰으며, 기업의 압력에 따라 내용을 바꾸기도 하였다. 

부시행정부 하에서 건강을 보호하는 역할을 가진 여러 정부기관에서는 이런 식으로 규제를 무력화시키는 행위들이 자행되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OSHA가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줄만한 수준의 규제를 발포한 것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과 비교해 볼 때 86 %나 감소했다고 한다. 물론, 백악관에서는 이런 식의 주장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규제는 양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기업에 대해 과도한 규제를 할 경우는 경제에 나쁜 영향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백악관에서 발간한 9월 보고서에 따르면 부시행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이루어진 것보다 규제비용을 24 % 절감하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OSHA의 직원들이나 안전보건전문가들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이자, 미국공중보건협회의 노동보건분야 의장을 맡고 있는 로버트 해리슨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부시행정부는 너무 형편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OSHA의 전현직 고위관료들을 20여명정도 만나보았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했다. ”OSHA의 중요한 전략적 결정은 전문가들의 의견 없이 이루어집니다. 낙하산 인사들은 전문가인 우리들을 내쫓았습니다.“


OSHA의 성실한 직원들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안한 규제 중에서 낙하산 인사들 때문에 좌초한 것 중의 하나는 결핵에 대한 것이다. 1997년 OSHA는 이미 결핵에 대한 규제를 집행하게 되면 1년에 32,700명의 감염과 190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로 인해 1억1천5백만불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하지만, 대형병원들의 반대로 추진되지 못하였다.


지난 여름 OSHA는 결정형 실리카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결정형 실리카는 시멘트와 돌분진에 들어있는 미세한 섬유상 물질을 말하는데, 페질환과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OSHA는 2005년 초까지 전문가 검토를 통하여 결정형 실리카에 의한 건강위험을 살펴보기로 했었다. 하지만 일정은 다시 2007년 초로 미뤄졌고, 결국 검토는 진행되지 않았다. 실리카에 대한 노출을 감소시키는 규제를 만들었다면, 1년에 41명의 규폐증 사망과 20-40명의 암환자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체국, 식료품창고, 병원 및 공항에서의 방사선노출 규제는 오랫동안 검토되어왔지만, 지난 봄에 낙하산 인사들에 의해 폐기되었다. 그 이유는 자료가 부족하고, 다른 문제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2001년도에 제기된 규제안들 중에서 이런 이유로 폐기된 것이 10개가 넘는다.


OSHA의 전임 이사였던 에드윈 지 폴크 주니어 그리고 다른 낙하산 인사들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항상 이렇게 말해왔다. “OSHA는 정보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현장에 대한 관리대책을 주의 깊게 만들어왔으며, 대형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막중한 벌금을 내려왔다.” 폴크는 부시행정부 하에서 재해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해냈습니다. 변화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동조합과 학자들, 그리고 OSHA의 일부 직원들은 다르게 생각한다. 재해가 감소한 것은 두가지 원인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첫째는 2001년부터 미국의 생산율과 제조업 일자리가 14 % 감소하였으며, 둘째는 2002년부터 재해통계를 작성하는 방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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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엘 헨쇼우(John L. Henshaw, 사진)의 임기 동안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에서 베릴륨에 대해 어떠한 공고를 낼 것인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역학전문가인 피터 인팡테는 사임하였다. ⓒ By Gerald Martineau, The Washington Post




눈속임일 뿐

부시가 낙하산으로 임명한 존 엘 헨쇼우 이사장은 OSHA의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가 OSHA의 진정한 고객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기업주들이라고 회의석상에서 밝힌 것이다. OSHA의 직원들은 그 일을 이렇게 말한다. “정말로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것인데, 이사님께서는 생각이 달랐던 것입니다.” 헨쇼우는 원래 산업위생 전문가로서 대기업인 몬산토와 다른 화학회사들을 위해 일해왔다. 부시행정부 하에서 OSHA에 임명된 2년 동안, 헨쇼우는 26개의 규제안을 폐기하였다. 폐기된 규제안에는 오염물질과 고위험물질에 대한 작업장 노출을 저감하는 내용 등이 들어있었다. 규제를 폐기할 때 OSHA의 입장은 근거가 충분치 않아서 규제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OSHA의 규제에 관해 오랫동안 일을 해온 노동부의 찰스 고든 변호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규제는 이미 충분히 준비가 된 것이었다. 애써서 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해 위험도를 평가하였고, 경제적인 비용 분석까지 마친 것들이었다는 얘기였다.

헨쇼우는 공화당과 적극 협력하였으며,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제안된 법들은 취소시켰다. 이렇게 폐지된 법안에는 근골격계 문제를 감소시키기 위한 법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과거 OSHA는 근골격계 문제가 전체 작업장 재해의 60 %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렇게 법안을 폐지하는 대신에, 헨쇼우는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을 활용하여 사업주의 불법행위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하였다. 하지만, 헨쇼우의 이러한 약속을 ‘사기’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2006년에 OSHA를 은퇴한 리차드 솔탄이 대표적이다.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필라델피아 지역행정관으로 7년을 근무했고, 부행정관으로 11년을 근무한 베테랑이다. “나는 우리가 두가지를 다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헨쇼우가 자율관리를 하면서 사업주처벌도 잘하겠다고 주장한 것은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한편, 헨쇼우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규제에 대해서는 공정하게 관리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헨쇼우는 EPA(미국환경보호청)나 법무부와 협조하여 고의적으로 산안법을 위반하는 사업주들을 처벌해왔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헨쇼우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하였다. “기업에게 더 많은 규제와 부담을 지우는 것에 대한 정치적 의지는 별로 없습니다.” 부시행정부와 공화당의 입장을 말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에 현재 법전에 있는 내용을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으며, 현재 가진 것을 개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부시행정부 하에서 OSHA는 보건상의 위험경보를 내리는 것마저도 주저하였다. 위험경보는 법적인 효력도 없는 것인데도 말이다. 만약 이러한 경보들이 제대로 내려졌다면, 직업성 질환에 의한 피해사례를 수집하는 것이 훨씬 용이했을 것이다. 인팡테의 베릴륨에 대한 원고 초안에서 핵심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것이 바로 그런 예이다. 혈액검사결과를 활용하여 베릴륨에 대한 알러지를 알 수 있는데, 이 결과를 질병의 전단계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OSHA가 이것을 인정하면 다양한 소송의 증거자료로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OSHA는 주저하고 결국 한 발 빼고 만 것이다. 인팡테의 연구결과에 대한 관보게재를 승인하면서, OSHA는 말미에 각주를 달았다. 혈액검사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OSHA의 태도에 대해 콜로라도 대학의 베릴륨 전문가인 리 에스 뉴만 교수는 ‘너무도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릴륨 제조회사 브러쉬 웰만은 ‘앞으로 혈액검사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브러쉬 웰만의 대변인인 패트릭 카펜터는 인팡테가 제출한 초안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OSHA의 결정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인팡테는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도에 OSHA를 그만두었다.

석면의 관보게재를 둘러싼 싸움

인팡테가 그만두던 그 해에 OSHA의 선임산업위생전문가로 있던 이라 웨인리스가 또 하나의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자동차 정비소에서 브레이크 라이닝에 들어있는 석면 때문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담은 내용이었다. 보건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은 OSHA의 관보를 통해 이 연구결과를 공식적으로 알려야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메이저 자동차 회사와 브레이크 제조회사들은 이 결과가 관보에 게재될 경우 석면관련 질환에 대한 소송에서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반대하였다.

2003년 중반에 OSHA의 임원들은 웨인리스가 제출한 연구결과를 관보로 게재하는 것을 승인하였다. 하지만, 친기업적 마인드를 가진 실행이사 리차드 페어팍스는 OSHA의 과학기술국장에게 문제를 제기하였다. “현재 많은 석면관련 소송이 진행중이며, 보상문제들이 얽혀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관보에 이런 내용을 싣는다면, 오히려 여러 가지 일들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꼴이 될 것입니다.” OSHA는 결국 이러한 주장에 굴복하였고, 웨인리스가 일하는 부서장에게 관보로 게재하기 곤란하게 되었다는 입장을 전달하였다. 웨인리스는 이러한 부당한 결정에 저항하였고, 그 이후 2년 동안 네 번에 걸쳐서 관보게재를 추진한다. 사소한 지적이라도 고쳐나가면서 어떻게든 관보게재를 시도한 것이다. 결국 2006년도에 웨인리스의 연구결과가 관보에 게재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외부의 강력한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 이루어진 일이며, 그나마 OSHA에서는 관보의 내용에 ‘수입되는 브레이크 라이닝 제품에는 일반적으로 석면이 함유되어 있다’는 표현을 삭제하였다. 그리고 문구도 수정하였다. 원래는 ‘브레이크 라이닝은 석면노출의 충분한 원인이 된다’는 문장을 ‘브레이크 라이닝은 석면노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로 고쳤다.

헨쇼우가 OSHA를 그만둔지 7개월 후에 다시 이 문제가 불거졌다. 헨쇼우가 이미 관보에 게재된 내용을 폐기하고 보다 균형있는 시각으로 다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것이다. OSHA를 그만둔 헨쇼우는 이 때 석면회사를 위해 일하고 있었으며, 석면관련 소송의 자문역할로 시간당 350 달러라는 높은 인건비를 받고 있었다. 그는 이 때 이미 자동차정비공과 관련한 석면소송 두 건의 자문을 맡아 기업을 대변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당연히 비난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헨쇼우는 ‘시민 개인의 자격’으로 OSHA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OSHA는 퇴직한 헨쇼우의 눈치를 보면서 웨인리스를 징계하였다. 웨인리스가 기업이 후원한 석면연구 결과들을 인용하지 않음으로써 중립성을 손상시켰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웨인리스는 그 연구결과에서는 자동차 정비공들이 석면에 기준치 미만으로 노출될 뿐이라는 주장만 있으며, 다른 과학자들도 그 연구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이미 문제제기를 하였기 때문에 인용할 수 없었다고 항변하였다. OSHA에서는 관보게재된 내용을 수정하는 작업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그런데도 노동부에서는 정비공의 석면노출에 대한 관보에 대해 불신을 제기하고 있다. 대중을 혼란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기업의 로비와 개입은 집요했다.

잠자는 리더쉽

2006년도에 헨쇼우의 뒤를 이어서 에드윈 지 폴크 주니어가 OSHA에 부임하였다. 그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변호사였으며, 부시의 선거자금책이었다. 그는 OSHA에 의해서 고발당한 기업을 변호하는 역할을 수년간 맡은 경험도 있었다. 
폴크는 부임하자마자 노동부 내에서 아주 유명인사가 되었다. 일하다가 조는 것으로 말이다. 폴크가 꾸벅꾸벅 조는 것에 대한 목격자들은 아주 많았다. 폴크는 스탭회의 도중이나 원격회의 중간에 갑자기 꾸벅꾸벅 졸거나 심지어는 일대일 업무보고를 받으면서도 조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폴크는 선임연구원의 은퇴식에서도 졸았고, 유럽의 컨퍼런스에 참석해 연단에서도 졸았으며, 시상식에서도 졸았고, 면접을 할 때도 졸았다. 
폴크를 깨우기 위해서 측근들은 일부러 종이로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했고, 책상을 치거나, 테이블 밑으로 그의 다리를 차거나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폴크가 깨어나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그 때에는 그냥 회의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폴크가 잠든 회의에서 폴크에게 의견을 구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이 때에는 그냥 폴크가 깨어있다고 가정하고 발언을 진행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얘기를 기자에게 들려준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름이 공개되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폴크는 자신이 업무중에 잠든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너무나도 격무에 시달려서 피곤했기 때문에 눈을 감고 사람들의 말을 경청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시간당 112달러의 컨설턴트

부시행정부하에서 OSHA는 예산과 인원을 감축하였다. 안전보건담당 근로감독관들은 현장의 유해물질이나 다른 위험요인들을 감시하는 활동에 필요한 장비들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효율성‘이라는 단어는 OSHA의 화두였다. 폴크는 효율적인 OSHA를 만들기 위해서 랜디 킴린을 고용하였다. 킴린은 유니온카바이드라는 회사에서 근무한 적 있었다. 이 회사는 OSHA에게 안전보건문제 때문에 고발을 많이 당하는 회사였다. 한때는 화학회사를 경영하기도 하였다. 그는 폴크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있을 때 알게 된 사람이었다. 2006년부터 랜디 킴린은 시간당 112달러의 비용을 받으면서 컨설팅을 해주었다. 킴린의 입장에서는 수지맞는 장사였다. 킴린은 2006년 5월부터 22개월간 파트타임으로 OSHA에서 일을 하였으며, 총 51만달러의 인건비를 받아갔다. 부시행정부의 체니 부통령이나, 국회의원, 그리고 OSHA의 수장인 폴크 보다도 더 많은 임금을 가져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우스 캐롤라이나 왕복 비행기 값과 호텔 숙박료 등으로 9만7천 달러를 가져갔다. 킴린이 한 일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킴린이 회의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였고, OSHA가 사업장을 ‘감독’하는 기관이 아닌 ‘지원’하는 기관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킴린이 매일 매일의 OSHA 운영에 관여하였으며, 인사결정에 관여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킴린에 대해서는 비판이 많이 제기되었다. 킴린의 기획능력이나 경험이 결여되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50만 달러 이상을 들여서 킴린을 고용한 효과가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도 제기되었다. 심지어는 킴린이 한 일에 대해 OSHA가 미국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기관이라는 사명을 버리고, 안전한 현장을 사업주들이 자율적으로 책임있게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새로운 사명을 만들어내게 했을 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차라리 킴린을 정식직원으로 채용했더라면 훨씬 낮은 임금으로 일을 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서 폴크는 민간기업에서는 이런 식으로 자문을 구하는 것이 흔한 일이라고 일축하였다. 폴크는 지난 11월 9일에 OSHA를 그만두었다. 그는 애틀란타 로펌에 자리를 잡았다. 이 로펌은 OSHA에 의해 고발당한 기업의 변호와 자문을 많이 맡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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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판테가 OSHA내부에서 관보게재를 설득하기 위해 보낸 내부문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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