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4 00:20
이상윤/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원,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
겨울철에도 식중독은 발생한다. 식중독의 한 원인인 노로 바이러스가 추운 날씨에도 번식을 잘 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노로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노로 바이러스 감염증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식품 관련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하다. 게다가 한 해 전체 발생 건수의 평균 42.4%가 12~2월에 생긴다.
노로 바이러스는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의 노웍시에서 집단 설사병이 생겼을 때 최초로 발견돼 붙여진 이름이다. 이는 미국에서도 가장 흔한 식품 관련 질환 가운데 하나다. 이 감염증은 여객선, 병원, 호텔, 요양원, 학교 등에서 자주 생긴다.
이는 노동자 건강 문제이기 전에 공중보건의 문제다. 그런데 미국의 조사 결과를 보면 노동자 건강 문제로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노동자들이 이 감염증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병원 노동자이다. 2004년 메릴랜드 병원에서 노로 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 생겼을 때 무려 265명의 병원 노동자가 이 병에 걸렸다. 환자보다 병원 노동자가 감염될 가능성이 3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들을 보면, 호텔 노동자(특히 청소 노동자), 음식업 노동자, 요양원 종사자, 학교 교사 등이 위험 직종이다.
이 질환은 바이러스 감염 뒤 12시간 안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보통 24~48시간 뒤에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 증상은 갑자기 시작된 구토, 설사, 복통, 구역질 등이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력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 10~100개 정도의 바이러스 덩어리만 있어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가장 흔한 감염 경로는 음식물을 통한 것인데,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에 오염된 환경에 의해 간접적으로 감염되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는 차가운 온도에서도 생존력이 강해 겨울철에도 흔히 발생한다.
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손을 잘 씻는 것이다. 감염 발생 확률이 높은 사업장의 사업주는 노동자들이 손을 자주 씻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이때 수건을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비누와 더불어 1회용 종이 타월 또는 손 건조기 등을 비치하는 것이 좋다.
대변이나 구토물로 오염된 곳을 소독하기 위해서는 염소를 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오염 물질을 제거한 뒤 염소소독제를 뿌리거나 1회용 타월에 염소를 적셔 닦으면 된다. 이때 염소를 사용하는 이들은 1회용 위생장갑, 마스크, 가운이나 앞치마 등을 착용해야 한다.
예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의심되는 환자가 생기면 즉시 귀가시켜야 한다. 그리고 충분히 휴가를 줘야 한다. 적어도 증상이 없어진 뒤 48~72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일터로 복귀하는 것이 좋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이동을 최소화해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