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3 15:52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우지훈(woojihoon@empall.com), 일과건강 2007년 4월호
우리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유해요인 중 하나가 소음이고 가장 흔하게 발병할 수 있는 직업성 질환이 소음성 난청이다. 소음으로 발생하는 소음성 난청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소음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소음원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학적으로 설비를 개선하여 소음발생을 조금이라도 줄여본다던지, 관리적 방법으로 작업시간이나 소음원과의 거리를 조정하여 노동자의 소음 노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적용하기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사업장에서는 앞에서 말한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귀마개나 귀덮개 같은 청력보호구가 유일한 방안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양 생각한다. 그래서 노동자에게 청력보호구를 지급하면 소음 대책을 세웠고 소음성 난청 발생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청력보호구들이 소음노출을 감소시켜 줄 수 있는가? 실제로 소음노출 위험을 얼마나 감소시켜 주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가 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귀마개나 귀덮개의 실제 청력감소능력을 예기해보고자 한다.
▲ 귀마개
▲ 귀덮개
다들 알고 있다시피 청력보호구란 귀마개나 귀덮개를 예기한다. 귀마개란 고무재질이나 메모리폼 소재로 되어 있고, 귓구멍을 막아줌으로써 소음을 차단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귀덮개란 헤드폰처럼 귓바퀴 크기 정도로 귀 전체를 덮어버려 소음을 차단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보호구는 회사에서 구매해 노동자에게 나눠주기 때문에 현장의 노동자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지급되는 대로 사용한다. 그렇지만 지급되는 보호구에 관심을 가지고 각각의 제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청력보호구에는 NRR이란 값이 제시되어 있다. 개인에게 하나씩 지급하는 경우는 제품의 포장지에 인쇄되어 있거나(사진 3), 현장에 다량으로 비치해놓는 경우는 용기에 인쇄되어 있거나 제품을 초기 구매시에 박스에 첨부되어 있는 설명서에 제시되어 있다(표 1).
▲ 포장지에 표기되어 있는 NRR
▲ 사용설명서에 표기되어 있는 NRR
NRR이란 한 마디로 귀마개나 귀덮개의 효과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확하게는 청력보호구의 차음효과를 말하는 지수로서 차음평가수(Noise Reduction Rating: NRR)라고 한다. 미국의 NIOSH(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 우리나라의 산업안전공단 연구원과 비슷한 성격의 기관)와 EPA(미국환경보호청)에서는 개인 소음 보호구 제작자에게 각 소음 보호구에 NRR을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소음보호구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대부분 국외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므로 각 제품마다 NRR이 제시되어 있다. 앞에서 말한 두 개 기관의 NRR을 계산하는 방법은 조금씩 다르며, 둘 중에서는 NIOSH에서 권장하는 방법이 정확한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많이 적용하고 있다. 위 <사진 3>은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모사의 귀마개다. 이 귀마개는 포장지나 설명서에 보면 NRR이 29dB라고 제시하였다.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 제품을 예를 들어 청력보호구가 소음노출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 알아보자.
먼저 “이 제품은 29dB 만큼의 소음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인가?”에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한 마디로 실제 소음을 감소시키는 능력은 훨씬 작다. OSHA(미국산업안전보건청, 미국정부의 산업안전보건 관리 기관)에서는 청력보호구의 효과에서 소음 측정치의 정확성을 고려하여 NRR값에서 7dB을 빼고 다시 안전계수 50%를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현장의 차음효과를 예측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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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우리 작업장에서 이번 상반기 작업환경측정 결과, 내 공정의 소음이 100dB로 측정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회사에서 지급해주는 귀마개의 포장지를 보았더니 NRR이 29dB라고 되어있다면, 이 귀마개를 착용하고 일 할 경우 소음노출 수준이 29dB 만큼 차음효과가 있으므로 소음노출수준이 간단하게 61dB정도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위의 계산 방법을 적용해 실제차음효과를 계산해보자. 귀마개의 NRR이 29dB이므로,
위 계산 결과와 같이 실제차음효과는 11dB정도 소음을 감소시켜 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귀마개의 착용 상태 등에 따라 차음효과가 더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11dB 정도의 차음효과가 있을 거란 예상 하에 지금의 공정에서 귀마개를 착용하고 일을 하여도 소음성난청의 위험수준이 높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간단하게 100dB — 11dB로 귀마개를 착용하여도 노출수준이 89dB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일반적으로 귀마개를 착용하고 귀덮개를 함께 착용한다면 차음효과를 더 크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때의 차음효과는 귀마개가 귀덮개의 차음효과를 더해주는 게 아니다. 만약 위에서 제시한 NRR이 29dB인 <사진 3>의 귀마개와 같은 회사에서 제조, 판매하고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진 2>의 귀덮개(NRR 23)로 예를 들어보자. NRR이 29인 <사진 3>의 귀마개를 귀에 꼽고 그 위에 NRR이 23인 귀덮개를 함께 착용하면 차음효과는 29+23=53dB이 되는 것이 아니다. 보통 귀마개와 귀덮개를 함께 착용한다면 차음효과는 둘 중에 효과가 큰 제품의 NRR에 5dB를 더해주도록 되어있다. 앞에서 제시한 것과 같은 경우 귀덮개보다 귀마개의 NRR이 더 크므로 귀마개의 NRR 29에 5를 더해서 전체의 차음효과는 34dB 정도가 된다. 마찬가지로, 이 경우의 실제차음효과를 예상해본다면 (34-7)X0.5=13.5dB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에서 소음이 100dB로 측정된 공정의 경우에 적용해보면 실제차음효과가 13.5dB정도이므로 귀마개와 귀덮개를 함께 착용해도 소음노출수준은 86.5dB로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청력보호구의 차음효과를 간단하게 얘기해 보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소음원을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음원을 제거하기란 매우 힘들기 때문에 공학적으로 소음을 감소시키는 방법, 관리적으로 노출을 줄이는 방법 등을 권장하고 있다.
청력보호구는 앞의 공학적, 관리적 방법들을 최우선으로 적용하고 추가적인 개인 보호 차원에서 적용해야 하는 수단이다. 앞으로 현장에서 공학적, 관리적 방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리자들은 청력보호구에만 안주하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다. 점점 소음관리의 인식이 변해가는 과정 중이라고 생각하며, 그때까지 임시방편으로 사용하는 청력보호구를 이번 글을 참고하며 사용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