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출근 중 교통사고 대체수단 없을 땐 산재인정
[대법, 원심판결 확정]
근로자가 자신의 승용차로 출근하던 중 사고를 당했더라도 통근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승용차로 출근하다 사고를 당해 숨진 A씨 유족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건설사에 다니던 A씨는 2009년 2월 경상남도의 한 공사 현장에 자신의 승용차로 출근하다 앞서 다른 사고로 견인되던 차량과 추돌,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A씨 유족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지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사고 차량의 유지·관리비를 모두 부담했고, 출근 시간과 경로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공사 현장의 지리적 위치에 비춰 A씨가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출퇴근 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며 "이용 가능한 다른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출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권이 주어졌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사고와 업무 간에 직접적이고도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규정의 내용과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