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8 16:34
기사 내용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특히 상업용으로 쓰실 때는 반드시 사전협의를 거치셔야 합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교육센터와 민주노총이 준비하는 지역명예산업안전감독관 양성교육 교재 마련을 위한 간담회가 지난 9일 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간담회에는 지역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하 지역명감) 활동의 실제와 고민을 들려주기 위해 특별히 부산의 정상래 국장과 대구의 김은미 국장이 초대되었다.
▲ 간담회 전체 모습. 민주노총 지역명감 교육교재 마련을 위해 실제 활동 내용과 고민을 들어보는 간담회가 지난 9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열렸다. ⓒ 이현정
10년간 정체된 재해율 낮추자
간담회는 한인임 연구원의 ‘민주노총 지역명감 필요성과 활동방법론’ 발제로 시작되었다. 한인임 연구원은 “우리나라 산업재해 발생률은 OECD 최고 수준이며 지난 10년간 재해율 변화가 없었다”며 “10% 남짓한 노조 조직률로는 사업장 내 안전보건 담당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한계를 벗어나려면 조직된 개별 사업장 노조의 안전보건 활동 극대화와 현행 산안법에서 보장하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의 지역활동 보장이 우선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행법에서 정한 지역명감의 업무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이들의 활동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안법 시행령에서 정한 지역명감의 업무 |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45조의2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명감) 업무를 정하였다. 사업장 내 명감은 ∇사업장에서 하는 자체점검 참여 및 근로감독관이 하는 사업장 감독 참여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 사업주에게 개선 요청 및 감독기관에 신고 ∇급박한 산재발생 위험이 있을 때 작업중지 요청 등 실제 현장 안전보건을 확보할 수 있는 활동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지역명감에게는 ∇법령 및 산재예방정책 개선 건의 ∇안전보건 의식을 북돋우기 위한 무재해운동 참여와 지원 ∇그밖에 산재에방 홍보 계몽 등 산재예방업무와 관련한 노동부 장관이 정한 업무 등 3개항으로 규정하였다. 넓게 해석하면 상당히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지만 현실은 이들에게 매우 제한적인 역할만을 허락한다. 특히 현장 출입권이 확보되지 않아 노조나 사업장 내 명감이 없는 절대 다수 사업장의 안전보건을 확보할 수 없다. 노동안전보건운동은 오래 전부터 지역명감의 현장출입권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노동부와 사업주단체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출입권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
▲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김은미 노안국장. 김은미 국장은 조직화 관점에서 지역명감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현정
정부 의지만 있다면 명감 역할 강화될 수 있어
한인임 연구원 발제에 이어 지역명감의 활동 사례와 고민을 초대된 두 분으로부터 들었다. 김은미 국장*은 “지역을 책임지는 사업장 외 명감은 인원제한이 없어야 한다"며 과거 건설 쪽은 (한 지역에서) 6명이 명감 활동을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또 "2008년 건설업 명감의 33%가 사용자 추천이었다"면서 "사용자 추천 명감은 반려되고 온전하게 노동자 추천의 명감이 되도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역명감을 별도 육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이 실제 활동할 수 있는 구조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은미 국장은 대구의 노동안전보건단체 산업보건연구회 활동가이면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에서 노동안전보건을 담당한다.
정상래 국장*은 “산안법 시행령이 정한 지역명감 활동 제한을 풀고 사업주들이 명감활동이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사고방식을 하지 않으면 명감활성화가 힘들다”며 현재 명감제도는 거의 노동부 보고용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굉장히 활용을 잘 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정상래 국장은 근로감독관과 현장출입을 동행하는 명감의 현장출입권 강제조항을 마련한다든가 지역명감과 사업장 명감, 노조간부가 서로 정보를 소통한다면 사업장 안전보건에 도움을 주는 역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상래 국장은 특히 법에서 정한 협의회 구성과 운영 · 교육 등을 활용하면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정상래 국장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에서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다 최근 사업장으로 복귀했다. 정상래 국장은 사업장에서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을 수행 중이다.
▲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에서 활동하다 최근 현장으로 복귀한 정상래 국장. 정상래 국장은 정부의 의지가 있고 법과 제도 활용을 잘한다면 명감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이현정
명감 위상 높이는 활동 필요
이날 간담회는 지역명감이 법과 제도에서 소외된 지역 노동자의 안전보건을 책임지는 활동이 가능한만큼 이들의 역할과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줄 필요성을 제기했다. 교육교재 집필팀은 현재 지역명감 활동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하되 간담회 내용을 반영한 구체 활동 방향과 원칙을 제시할 계획이다.
간담회에는 연구소와 교육센터 교재 집필자 · 민주노총 김은기 노안국장 · 외부집필자 서종식 노무사가 함께 했다. 지역명감 교육교재는 올 연말 발행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