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생명을 담보로 하는 서비스 경쟁은 금지되어야 한다

2010년 12월, 2011년2월 피자배달을 하던 청년노동자의 사망을 접한 우리 사회는 생명을 담보로 하는 서비스 경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했다.

피자업체의 ‘30분 배달제’는 업체들 사이의 속도경쟁과 고객만족을 이유로 배달노동자에게 빠른 서비스를 강요했다. 헬멧 하나만을 머리에 쓰고 주문부터 배달까지 30분 안에 따뜻한 피자를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배달노동자는 교통신호가 바뀌기 무섭게 속도를 내야했다. 그 결과는 배달노동자 사망으로 이어졌다.

청년유니온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배달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뜨거운 피자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세 차례의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처음으로 트위터 시위를 조직하고 3일 동안 실시간으로 중계를 하기도 했다. 2월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도미노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파파존스, 피자에땅 등 국내 5대 피자업체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공개서한에서 우리는 30분배달제 폐지와 배달노동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피자업체에게 요구했다.

트위터 시위라는 새로운 시도에는 30분 배달제 폐지를 지지하는 수많은 익명의 소비자들이 호응했다. 30분 배달 폐지를 주제어로 한 5천여건의 글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다음 아고라에 넘쳤다. 소비자들은 안전한 배달을 요구하거나 30분 내에 배달하는 업체의 피자는 주문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소비자 운동을 펼쳤다. 피자업체나 정부보다 소비자들이 먼저 생명을 담보로 한 속도경쟁 서비스에 제동을 건 것이다.

수많은 누리꾼과 소비자들의 힘은 업체의 정책 변화로 이어졌다. 도미노피자는 2월21일 자사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30분 배달 보증제 폐지를 공식으로 알렸다. 미스터피자 역시 공개서한에 담긴 세 가지 요구를 모두 수용한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피자헛은 일찌감치 노사협의회에서 챔스라는 내부 평가항목에서 배달속도 항목을 없앴다.

피자업체 30분 배달 폐지 운동에 누리꾼과 소비자들이 보여준 반응은 배달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서비스를 불편해 하는,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정부가 업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고 정책 및 법제도 개선으로 화답해야 할 차례이다. 고용노동부는 라디오 광고 몇 번의 대국민 캠페인을 면피용으로 내세우지 말고 사업주가 배달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는 데에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하고 관리감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속도경쟁에 내몰려 죽거나 다친 배달노동자의 넋을 조금이라도 위로하는 일이다. 피자업체 또한 30분 배달제 폐지를 계기로 배달노동자의 안전보건이 실효성 있게 확보될 수 있도록 적정인력 확보, 안전교육 실시 등 필요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청년유니온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역시 30분 배달제 폐지가 제대로 지켜지는 지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피자업체들의 속도경쟁과 사망사고는 청년 노동자, 청소년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 속에 생명과 안전조차 보호받지 못한 채 일하는 현실의 한 단면이었다. 편의점, 패스트푸드 업체, 음식점, 주유소 등 서비스업에서 알바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수많은 청(소)년 노동자들이 안전보건 사각지대의 한 귀퉁이에 서 있다. 청년유니온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이들의 안전보건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청(소)년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을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30분 배달제 폐지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준 누리꾼과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의 말을 전한다.

2011년 3월 7일 
청년유니온·노동환경건강연구소·서비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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