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노동자 자살 산재 인정의 의의
글 : 권동희 노무사(노동법률원․법률사무소 새날)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의의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경비노동자의 자살이 산재로 인정된 첫 케이스란 점이다. 기존 “감시 단속직 노인근로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국가인권위원회, 2013)를 보면, 신체적 폭력경험이 있는 아파트 경비원은 5.36%이며, 언어적·정신적 폭력경험은 아파트 경비원의 35.11%가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많은 경비노동자들이 감정노동으로 인한 신체적 언어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비노동자들의 ‘감정노동’ 재해는 이번 사건 이전에 거의 드러난 적이 없었다. 이 사례는 향후 경비노동자들의 자살이나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질환의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의의 중 하나는 ‘분신자살에 대한 업무상 재해’의 인정이다. 의사들이 지적한 일반적인 자살 재해와 분신자살이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분신자살’은 정상적 인식능력의 표출이라고 본다는 점이다. 즉, 이는 기존 우울증과의 관련성이나 악화 발현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분노’ 표현으로 간주한다.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6조 제1호 “업무상 사유로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거나 받고 있는 사람이 정신적 이상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에 포함되기 어려운 경우이다. 이번 공단 및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고인이 지속적인 입주민과의 갈등에서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기존 우울 상태가 악화되어 극단적 형태로 발병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기존 의학적 평가와 달리 ‘법률상의 평가’에 충실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