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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교육센터 이현정(nolza21c@paran.com), 일과건강 2008년 6월호 기획특집


화장품 유통회사인 엘카 코리아의 바비브라운 상품을 판매하는 장형철 씨. 화장품 판매 일을 해온 7~8년의 시간, 그의 휴식은 계단에서 쪼그리고 앉거나 여성 노동자들과 같은 휴게실에서 잠시 쉬는 것이었다. 유통서비스업 절대 다수가 여성이다 보니 서비스연맹의 캠페인 구호를 ‘서서 일하는 서비스 여성노동자들에게 의자를’로 잡았지만 액면 그대로 ‘여성’만의 의자는 아니다. 백화점 매장을 가보면 판매를 담당하는 남성 노동자도 실제 눈에 많이 띈다. 장형철 씨를 통해 서서 일하는 남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화장품을 판매하는 남성, 조금 낯설다.
= 엘카 코리아 직원은 천여 명 정도로 브랜드 마다 남성 판매원이 있다. 상담과 메이크업을 한다. 바비브라운은 한 2백여 명 중 10명 정도가 남성이다. 남자든 여자든 근무조건은 같다. 브랜드마다 1~2명은 남성이 있다. 

 

# 최고 갑부 동네 백화점에도 휴게공간은 절대 부족

 

- 일하는 환경은 어떤가?
= 9시30분부터 근무를 시작해 평일은 8시30분, 주말은 보통 9시30분까지 10시간에서 12시간 정도 서서 일한다. 백화점은 고객서비스가 최우선이다. 겉모습은 화려하고 좋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직원들이 근무하는 여건 자체는 굉장히 열악하다. 편의시설도 고객 위주라 직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 점심시간 1시간,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비공식으로 식사와 퇴근 사이에 20분에서 30분 정도 쉬는 시간이 있지만 시설 자체가 열악해 쉴 공간이 없다. 3년 정도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일했다. 한국 최고들 갑부들이 모여 사는 곳 백화점이었지만 남자 휴게실이 아예 없었다.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쉬었다. 여자들 휴게실도 전 층에 2곳 밖에 없었다. 전국 모든 백화점이 남성을 쉴 수 있게 하는 공간은 전혀 없다. 지금은 잠실점에 있는데 여성들과 같은 공간에서 쉰다. 원래 여성들 공간이었지만 남성들이 많아지다 보니 같이 쉬게 된 것이다.

 

- 서서 일하면서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 7~8년 정도 되었는데 아직도 발바닥이 아프다. 브랜드가 이미지에 맞는 옷, 신발 등을 요구한다. 서서 일하면서 하이힐에 눌리니까 발이 혹사를 당한다.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발을 담그고 주무른다. 항상 매일. 아직 하지정맥류는 없지만 여성 노동자들은 심하다.

 

# 기업 사고방식 바뀌면 의자 놓기 가능

 

- 서비스연맹에서 ‘의자제공’ 캠페인을 한다.
= 백화점은 대기업이다. 기업 생각을 바꾸게끔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고객들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장면을 봤을 때 당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익숙해지면 그걸 가지고 절대 뭐라고 하지 않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를 먹고 사는 백화점의 기업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더 힘들지 않을까 한다. 당장 되지는 않겠지만 브랜드 소속 직원들이 적극 동참하면 서서히 바뀌지 않을까 싶다. 서서 일하는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다 같이 얘기하면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불편한 점,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 몸이 안 좋을 때 특별히 어느 공간을 찾아가서 쉴 만한 곳이 없다. 쉴 수 있는 공간만이라도 있다면 쉴 때만큼은 신발 벗고 편하게 쉬고 오면 되는데, 그런 공간이 전혀 없다. 1층에는 화장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쥬얼리, 잡화 등이 있다. 한 층에만 적어도 3백 명 정도 일한다. 그 사람들이 다 어디 가서 쉬는 지….

 

                       "의자를 놓을 수 있다니 정말 입니까?" 롯데백화점 강남점 에스티로더 매장 박문주 
 
-일하면서 생긴 몸의 불편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 이쪽에서 일한 지 13~14년 되었다. 이 일 하기 전에는 없었는데 생리불순이 생겼다. 오래 서있다 보니 발톱이 빠질 듯이 아프고 발이 붓는다. 성대 결절, 갑상선 질환도 많고, 10년 되니까 하지정맥류에 걸린 분들도 많다.

 

- 앉을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는가?
= 기초 상담을 할 때 잠깐이라도 앉을 수는 있다. (대부분) 서서 메이크업을 하다 보니 척추에도 무리가 가고 발기형도 많이 생긴다.

 

- 서비스연맹에서 의자 캠페인을 한다.
= 13~4년 근무하면서 백화점에 의자를 갖다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캠페인 보고 처음 알았다. 참여하자는 반응이 많다.

 

- 화장실도 많이 부족한 것으로 안다.
= 1층에 화장실이 없다. 가고 싶으면 지하1, 2층이나 지상 3층으로 참고 동선을 따라 화장실을 찾아간다. 그래서 거의 물을 안 마신다. 집에 가면 오줌소태에 걸린 것 같다. 1층은 땅값이 비싸서 화장실이 없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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