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배달노동자 안전보건 실태조사 결과 토론회
지난 6월 23일 (수) 오후 2시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플랫폼·배달노동자 안전보건 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녹색병원, 일과건강,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함께 주관하고, 강은미의원실, 김주영의원실, 이은주의원실, 장경태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은 택배·배달·퀵서비스·대리운전·가사 등 업무에 종사하는 플랫폼 노동자 537명을 대상으로 한 노동환경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를 마치며 한인임 사무처장은 "플랫폼 노동자 안전보건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다"며 "도로교통법, 생활물류법, 산업안전보건법, 산재보상보험법 등 상당한 영역에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를 위해 사회적 인식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토론에 참여한 김지수 라이더유니온 부위원장은 "배달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사고는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많이 발생한다"며 "배달노동이 가벼운 방식으로 회자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해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배달 라이더들의 1년 동안의 사고 경험은 56.3%로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라이더 등록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중심부 노동시장에 진입이 어렵거나 퇴출된 사람들이 플랫폼화된 노동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대리운전의 특성상 야간노동과 장시간 노동이 지속된다며 "특히 대기하는 시간을 어떻게 측정하고 보상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대리기사 다수가 폭언, 폭행을 경험하는데 적절한 처리방법이 없다"며 감정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는 "실태조사 결과 가사노동자의 노동시간이 짧은 것은 코로나로 인해 일자리가 30%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평균연령이 55세이고 70세까지도 일하는 고령자라는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응답자가 협회 회원인 사실을 감안하면 "미조직 노동자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다른 플랫폼 노동자들과 달리 '개인 가정'에서 일한다는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객의 집을 방문했던 가사노동자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가사노동자는 산재보험 적용이 안 되며 고객의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오롯이 개인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프랑스의 경우 '대인서비스법'에 의해 개인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유사 노동 일반 규율을 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간 거래가 굉장히 늘어나고 있어 이 또한 주목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은 "택배사들의 저단가 정책이 심화되면서, 택배기사들은 더 많은 물건을 배송할 수 밖에 없다"며 "여기에 무임금 공짜노동이었던 분류작업이 더해져 장시간 노동구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일배송제도로 인한 압박감이 과로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당일배송, 새벽배송, 야간배송 등에 대한 규제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플랫폼 노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법과 제도가 노동·직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변화된 산업 구조에 맞는 법을 정비하고 노동자가 과로로 고통받는 일이 사라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료집 : http://safedu.org/pds1/128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