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뺨 맞고 사업주에게 괴롭힘당하는
불법도급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자살로 내몰지 마라!

지난 10월, 삼성전자서비스의 한 노동자가 자살하였고 이 달 초, 또 한 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하였다. 자살 노동자의 유서에서는 “배고파 못 살았”다는 내용이 있었고 과로사 노동자는 한 달 300여 건의 수리를 맡는 ‘죽음의 행로’에 서 있었다. 극단의 업무 과잉과 차별적 과소가 나타나고 있었지만 정작 이들의 죽음을 책임져야 할 고용주인 삼성전자는 “고인의 명복”만 빌고 있고 책임 있는 어떠한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20131216_01.jpg 자살 노동자는 그간 수시로 고객으로부터의 불합리한 불만과 폭언에 시달렸으며 이 때문에 사업주에게서 역시 부당한 폭언을 들어온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권력형 괴롭힘과 업무로부터의 소외를 겪던 중 자살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3년 현재 경제력 세계 11위인 대한민국에서, 삼성이라는 국내 최대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의 자살이 40여 년 전의 전태일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역사의 거대한 퇴행이라 할 것이다. 

이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명숙·은수미 의원실에서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업무환경 및 정신건강 실태조사를」진행하였고, 그 결과 참혹하고 암담한 노동자 상태를 접하게 되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우울증 호소수준은 전체 집단의 53.9%로 나타났다. 노동자 반 수 이상이 심리상담을 받아야 할 지경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간 조사되었던 그 어느 집단보다 높은 수준의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원인은 첫째, 감정노동 노출 때문이다. 고객으로부터의 무리한 요구나 인격무시, 폭언, 폭행 경험이 높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본인의 감정을 숨기고 일해야 하는 집단, 고객의 무리한 행위를 피할 수 없는 집단의 경우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훨씬 높은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회사의 감시와 괴롭힘 때문이다. 무리한 업무요구를 받는 집단, 그리고 ‘상사가 의도적으로 나만 겨냥해 소외시키는 행위’를 겪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높은 우울수준을 호소하고 있다. 

이 결과 노동자들은 지난 한 해 34.8%가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응답했고 자살시도를 한 경험도 무려 4.5%로 나타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그 이유도 50%~73%가 직장 내 문제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자살충동 결과는 노인인구가 포함된 우리나라 국민 일반의 수준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노동자를 스스로 죽게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인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삼성전자서비스는 직영사업장, 또는 불법 도급사업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상급자에 의한 노동자 괴롭힘, 해피콜 평가에서 100점이 아니면 패널티라는 방식의 노동자 통제를 당장 그만 두어야 한다. 
하나. 삼성전자서비스는 노동자에게 강제하고 있는 ‘대책서 낭독 등 공개망신’, ‘씨에스 롤플레이’와 같은 반 인권적 ‘체벌’을 당장 그만 두어야 한다. 
하나. 삼성전자서비스는 고객으로부터 부당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하나. 정부는 고객으로부터 이루어지는 폭력과 이 때문에 다시 사업장 폭력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심각함을 인식하고 노동자 보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하나. 정부는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관련 법규 위반사실에 대한 엄정한 조사에 착수하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2013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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