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은 노동자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건강도 위협하는 심각한 물질이다.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치명적인 공해병 불러오는 석면공해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위원 최예용(choiyy@kfem.or.kr)
일과건강, 2007년 9월호
우려해온 석면 피해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MBC가 부산대 의대에 의뢰한 결과,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에서 1969년부터 1992년까지 24년간 가동되었던 석면방적공장 ‘제일화학(현 제일 ENS, 경남 양산시 소재)으로부터 2km 이내에 살던 주민 11명이 치명적인 암인 악성중피종에 걸려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현재 2명 생존). 제일화학 외에 부산지역에는 사하구 장림2동에서 1970년부터 1992년까지 23년간 가동되었던 ‘한일화학’과 사상구 덕포동에서 1974년부터 현재까지 34년간 가동되는 ‘동양아스베스트’ 등 석면업체들이 있었고 이들 3개의 공장주변에서 1년 이상 살았던 주민 14명이 악성중피종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었다. 발병률로만 보면, 부산의 3개 석면공장 주변지역(2km 이내)의 평균 발병률은 부산 전체의 7.8배, 제일화학의 경우에는 11.6배나 높다. 부산대 발표직후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 조사해보니 5개의 석면방적공장이 추가로 확인되었다.
이는 석면공장으로부터 배출된 석면에 노출된 주변 주민들이 일정한 잠복기(최소 10년)를 거쳐 암에 걸리는 석면의 환경성노출에 의한 암발생 사례로 볼 수 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가 발암물질 1급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축자재와 자동차 브레이크라이닝, 기계류의 개스킷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왔다. 석면은 발암물질로 알려진 후에는 일부 생산이 금지되었지만 과거에 사용된 건축자재가 여전히 존재하고, 부산 석면공장 사례에서 보듯이 과거에 노출되었지만 10년에서 40년에 이르는 잠복기 때문에 최근에야 발암 사실이 확인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중피종은 발병 후의 기대수명이 6개월에서 18개월밖에 되지 않는 불치의 악성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