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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산재사망은 예방이 가능함에도 노동자 안전과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업주 인식 탓에 사전예방이 안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일과건강
“3시간 마다 1명 산재사망, 5분마다 1명 산업재해”
“OECD 산재사망 1위”
복지국가 담론이 한창인 2011년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만드는 사실이며 현실이다.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마다 2천명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0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다치는 한국사회의 아픔을 시민사회가 함께 나누는 장이 마련됐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총,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21개 단체는 20일 오전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28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시민위원회’ 출범을 공식으로 알렸다. 이들은 삼성반도체 백혈병, 이천 냉동창고 화재, 쌍용자동차 노동자 자살, 4대강 속도전에 죽어가는 건설노동자, 용광로 청년노동자, 피자배달원 사망 등 최근의 산재사망을 이야기하며 ‘막을 수 있었던’ 재해에 대응하지 않는 한국사회를 함께 아파하고 치유하자고 호소했다.
▲ 3시간마다 1명 사망, 5분마다 1명 다치는 노동자. ⓒ 이현정, 일과건강
기자회견에는 산재사망의 아픔을 자기 문제로 여기고 일하는 사람들이 직접 그들을 추모하는 이야기를 전달했다. 반올림 활동가 이종란 노무사는 삼성 백혈병 문제를, 청년유니온 이종필 조직팀장은 속도경쟁으로 사망한 피자배달원을, 건설노조 박대규 부위원장은 4대강 사업에서 사망한 건설노동자를 이야기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영진 사무처장은 “산재가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노동자 권리로 다가가야 한다”며 국가와 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변호사는 “산업재해는 사회가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업무와 무관하다고 증명되지 않는 이상 모두 산재로 인정하고 산재가 아니라는 입증은 기업이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 추모발언하는 강문대 변호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강문대 변호사는 노동자가 산재보험에 목숨 걸지 않게 하려면 사회가 산재문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현정, 일과건강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업과 기업주가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보다 이윤을 먼저 생각하는 탓에 산재사망, 산업재해 예방이 안 된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는 작년까지 노동자 중심으로 이뤄졌다. 올 해부터는 시민사회단체, 인권단체 등이 참여하면서 사회가 일터에서 일하다 생명을 잃은 노동자를 생각하는 계기로 그 의미를 확장하게 됐다.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 유래 | |||
1993년 4월, 태국의 케이더(Kader) 장난감 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노동자들은 밖으로 도망가려 했지만, 공장문은 밖에서 굳게 잠겨 있었다. 가난한 노동자들이 혹시라도 공장의 인형을 훔쳐 갈까봐 회사 관리자들이 문을 밖에서 잠갔기 때문이다. 이날 화재로 18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중 174명이 여성노동자였고 많은 수가 미성년의 어린 노동자였다. | |||
ⓒ 이현정, 일과건강
▲ 인사말 하는 민주노총 노우정 부위원장. 노 부위원장은 산업재해 문제를 사회의 문제, 우리 시민의 문제로 다가가도록 하자며 “4월 28일 추모제를 살아있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이현정, 일과건강
▲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은 수많은 인력이 투입된 경부 고속도로 건설에서 7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많은 인력이 투입되지 않는 4대강에는 벌써 이십여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사망했다”면서 국가가 우선 순위를 바꿔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현정, 일과건강
▲ 속도경쟁으로 사망한 피자배달원 문제를 얘기하는 청년유니온 이종필 조직팀장. 그는 속도배달 경쟁이 없었다면, 안전장구가 제대로 있었다면 적어도 피자배달을 하던 청년노동자의 사망은 없었을 거라며 산업재해는 충분하게 막을 수 있음을 시민들도 충분하게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이현정, 일과건강
▲ 건설노조 박대규 부위원장은 4대강 사업이 북한의 천리마 운동을 닮은 속도전이라며 빨리 끝내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박 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지역에 온다고 하면 성과를 보이겠다고 밤낮으로 일을 시킨다면서 “지금 4대강에 사람은 없고 건설기계장비만 있다. 노동자는 죽으면 갈아치우는 부속품”이라며 심각한 현실을 밝혔다.
ⓒ 이현정, 일과건강
▲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면서 참가자들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를 추모하는 묵상을 하고 있다.
ⓒ 이현정, 일과건강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최재봉 사무국장과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박영일 대표. 회견문에는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기업과 기업주가 노동자 안전과 생명에 대한 책임 준수 ▽정부의 기업과 기업주 감시활동 강화 ▽노동자 안전과 생명을 등한시 한 기업과 기업주에게 보다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요구를 담았다.
4·28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 시민위원회 참가 단체 |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노동건강연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여성환경연대, 원진산업재해자협회,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YMCA, 환경정의, 국회의원 홍희덕(민주노동당) 정동영·이미경·홍영표(민주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