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9년 7월 17일(금)~18일(토)에 개최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3회 산업위생캠프 참가자의 후기임을 알려드립니다.기사 내용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 대구가톨릭대학교 이승희. 사진 오른쪽이 필자이다. ⓒ 산업위생실,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캠프에 올해로 3번째 참가를 하였다. 세 번째 참가에 “지겹지는 않으냐?”며 주변 친구들이 묻기도 하지만 캠프에 참가하면 할수록 진정한 산업위생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지금 배우는 산업보건에 자부심이 점점 더 커지게 되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접하다
산업보건학과로 입학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다. 산업보건이 무엇인지 조차 몰랐던 내가 4년의 학교 수업에서 산업보건을 어느 정도는 배웠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많은 부족함을 느끼던 차에 캠프를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접했다. 다양한 분야에 계시는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노동자들이 바라는 산업위생 전문가는 무엇인지 토론하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과 노력할 일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정확해졌다.
산업위생캠프가 있다는 소식을 처음 들은 2학년 때는 전공과목을 갓 배우던 때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참가하였다. 수업시간에 간단히 듣기만 하였던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을 직접 동영상을 보고, 당시 노동자였던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더 산업보건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2학년이었던 당시에는 전공과목 지식이 많이 부족해서인지 이해가 안 되는 점도 많았다. 그럼에도 산업보건의 새로움을 많이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었다.
3학년에 다시 참여한 2회 캠프에서는 조선소 방문이 있다는 일정에 좀 더 부푼 기대감을 가졌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토론을 통해서 산업위생 전문가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조선소 견학이었다. 엄청 더웠던 날로 기억된다. 조선소 안에서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더웠다. 그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용접을 하고 무거운 자재를 옮기는 등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사무실 칠판에 적혀 있던 부상자 명단을 보면서는 가슴이 아팠다.
▲ 대우조선노조 현시한 대의원. 노동자와의 만남과 토론시간에 노동자 현장을 바라보는 학생들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 산업위생실, 김원
조선강국 뒤에는 노동자 희생 있었다
4학년이 되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캠프에 참가하였다. 다시 조선소를 둘러보면서 조선강국이라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배 한척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일도 많다는 말을 듣고 이러한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조선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작업장에서 나로 인해 사고 하나라도 덜 발생할 수 있다면 바로 이게 진정한 산업위생가가 아닐까?
1박2일 짧은 시간동안 많을 것을 느끼게 해준 캠프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른 학교 학생들과의 의견 교류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많이 참가하여 마치 엠티에 온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평소 학교에서 나누지 않았던 산업보건 생각을 알 수 있긴 하였지만 다른 학교 학생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직접 배 안에 들어가 현장 가까이에서 노동자가 일하는 모습을 보며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던 작년 조선조 견학에 비해 이번에는 자세히 둘러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 진지한 평가작업. 산업위생캠프 마지막 순서 중 하나인 설문조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참가자들. ⓒ 산업위생실, 김원
10년 20년 뒤에는 선배로 참가할 터
처음에는 이번 캠프 참가가 마지막이라 아쉽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캠프가 10년, 20년 계속 된다면 언제가 먼 훗날에는 내가 진정한 산업위생 전문가가 되어 캠프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선배들과의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을 후배들과 소통하는 그러한 때가 언젠가는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립을 지킬 줄 알고 따뜻한 가슴과 진실이야 말로 산업위생 전문가로서의 가장 중요한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산업보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참가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