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대 화학사고 예방정책발표,

현장밀착형 정책의 부재, 예고된 사고예방엔 역부족!

 

고용노동부 제조산재예방과는 522일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화학사고와 원.하청관계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의 체계적인 예방을 위해 중대 화학사고 등 예방대책을 발표하였다.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눈 주요대책을 살펴보면 첫째는 유해위험작업 시 안전수친 준수대책으로는 CEO에게 안전수칙준수를 촉구하고, 사고 발생시 작업중지명령, 사법처리 등 행사법조치를 확행하여 작업장의 안전수칙 준수 풍토를 확립시키겠다는 것, 둘째는 화학사고 위험작업 원청책임 강화대책으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만 도급이 가능한 유해위험작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원청의 안전보건관리책임을 강화한다는 것, 세 번째는 화학물질 취급사업장 체계적 관리대책으로 공정안전관리(PSM) 대상 이외 다수의 유해위험물질 취급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화학물질 취급사업장을 위험도에 따라 3단계로 분류(고위험중위험저위험군)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 등이다.

 

이번 정책은 그간 문제제기되었던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진일보한 측면은 있지만 구조적인 원인에 대한 진단이 없는 것과 발표된 정책의 실현가능성에선 여전히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현장밀착형 정책의 부재로 인해 앞으로 예고된 사고에 대한 예방정책으로는 역부족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 주요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언급조차 되지 않은 2가지 문제를 보면,

그 첫째로 대부분 사고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공사기간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강행을 막기 위한 대책이 전무하다. 빨리하려다보니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은 핵심문제이다. 물론 CEO의 안전수칙준수를 촉구하겠다는 내용은 있으나 촉구차원으로는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공사기간단축 문제를 풀 수 없다. 화학물질 취급시 적법한 안전작업절차, 적정기간을 재정립하고 위반시 강력한 징벌적 처벌을 내려야 한다.

 

또한, 공기단축의 중요한 이유인 하청업체와의 최저가낙찰제에 대한 개선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위험작업의 도급금지 범위확대나 원청의 유해위험정보 제공의무화(2014년부터 시행), 처벌강화 등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하청업체 계약문제인 최저가낙찰제는 위험이 하청되고 있는 현실에서 공사비 감소로 인한 안전보건조치 미이행의 주범이 되는 제도이다. 여러부처가 관계된 일이라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망재해의 원인이 최저가낙찰제로부터 구조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때문에 현장실태에 대한 진단과 관계부처의 협력을 통한 대책수립에 고용노동부가 나서야 할 것이다. 오래전에 최저가낙찰제 대체법안까지 마련되어 있지만 건설사와 정치권의 유착관계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는 만큼 이번을 계기로 추가적 조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둘째로는 현장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문제이다. 사고예방의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은 사고위험을 감지했을 때 작업을 중지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고는 이상징후가 발생한다. ‘오후 작업 중에 3인치 라인이 심하게 요동을 치고 있었다. 이런 위험 상황에서 작업에 투입한 것은 죽으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여수폭발사고 당시 작업에 투입되었던 현장노동자의 증언이다. 이처럼 위험에 대한 사전인지는 현장노동자가 가장 확실하다. 하지만 현행법에서의 작업중지권한은 사용자 중심이다.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은 어쩔수 없이 중지거부권조차 행사하지 못하고 죽음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혹여나 작업중지작업거부(대피)라는 용기있는(?) 행동을 한 노동자는 법원까지 불려다니며 급박한 위험이냐 아니냐, ‘합리적인 근거가 있냐 없냐를 따지며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손해배상 책임까지 져야하는 상황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6(작업중지 등)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한 후 작업을 다시 시작하여야 한다.

근로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으로 인하여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였을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바로 위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바로 위 상급자는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2항에 따라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근로자에 대하여 이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런 현실에서 노동자는 자신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보다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권을 위한 안타까운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 법개정이 하루빨리 이루어져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번 5.22예방대책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문제이다.

 

어떤 정책을 현실화하려면 조직과 사람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정부도 화학사고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본부에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지방조직의 담당인력을 2배 이상 증원하고 중대산업사고 예방센터를 효율적으로 개편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매번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고 이후 정부대책발표에서 빠지지 않았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관계공무원들에게 제안하자면 국민여론을 등에 업고 이참에 전담조직 신설이 아니라 많은 전문가와 관련단체에서 수없이 제안했던 안전보건청신설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다.

또한 담당인력 2배라며 대폭증가 운운하는데 현실은 1~2명이 2~4명이 되는 셈이다. 이런 정도론 어림도 없다. 예방센터의 효율적 개편을 위해 5월부터 TF팀을 구성운영하겠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다음으로 사람문제이다. 적정한 인력을 갖춰야만 정책을 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또한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된 인적활용이냐는 문제이다.

이번발표에서 안전수칙준수 밀착관리방안으로 전담감독관 지정과 예방인프라 확대방안으로 전문인력충원, 민간전문기관 육성 및 활용대책을 내놓고 있다.

화학사고 위험성이 큰 PSM 대상 고위험군 1,200개 사업장을 감독관 1인당 5개소를 전담, 상시밀착 관리하겠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산업안전감독관수가 280명인 상황에서 지금도 허덕이고 있는 감독관수 확보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이 없으면 말뿐으로 끝날 것이다. 더군다나 앞으로 PSM 적용규모도 5인미만까지 확대하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개선대책으로 많이 제기되었던 산업안전감독관 확충에 대한 추후 조치가 있길 바란다.

 

또한가지 감독관수가 부족해서 나온 계획으로 보이는데, 민간전문기관 육성과 전문가활용을 통한 PSM 사업장에 대해 안전보건진단, 기술지도를 하고 이행수행평가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현장밀착용 정책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화학섬유연맹과 일과건강이 화학산단 PSM 대상사업장의 안전보건메뉴얼이라 할수 있는 공정안전보건서 실태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서류상으로는 완벽에 가깝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여러 사고에서 서류상 안전작업절차가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이야기는 안전보건진단이나 PSM이행평가를 받을 때 사업장은 완벽한 서류와 준비된 현장상황이라는 것이다. PSM 대상사업장 아닌 수많은 사업장 상황은 더욱 않좋다. 노동부 안전점검이 나온다고 하면 현장청소 깨끗이 하고 기계를 멈추거나 퇴근하는 곳까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아무리 뛰어난 기관, 교수님, 기술사분들이 들어온들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겠는가!

그럼 어쩌자는 것이냐라고 하는 독자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또한 수없이 제기해왔던 내용이니 지면상 간단히 언급한다. 노동부 관계자분들은 추후조치마련에 참고하시길 바란다.

수시로 타사업장 출입이 보장되도록 지역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를 마련하고 현장노동자를 포함한 관계전문가 육성사업을 통해 감독관수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사업주와 결탁되지 않은 수시점검이 가능할 것이고 이로부터 사고예방사업이 시작될 것이다.

 

너무 길게 왔다. 마지막으로 그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노후설비에 대한 개선방안이다.

이번에 정부는 중대사고의 주요원인을 발표하면서 장비시설의 문제라기보다라며 노후설비문제가 주요원인이 아니라고 분석하였다. 하지만 설비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여수대림폭발사고 현장조사내용 중 사일로(탱크교체공사를 위해 연결배관의 보온재를 벗기는 과정에서 배관노후화를 발견했고 원래 계획에 없었던 배관작업까지 하게 되었다'는 증언이나 화학섬유연맹과 일과건강의 현장인터뷰를 통해 조사된 바에 의하면 노후설비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석유화학단지 A사 노동자 황산이요. 노후된 배관.밸프에서 수시로 새요. 현장필드맨이 발견하고 무전치고 공무팀이 올 때까지 고무장갑으로 막고 있는 경우가 자주있어요.’

석유화학단지 B사 노동자 공무팀이 이번엔 여기다. 조심해라. 바꿔주질 않는다고 하소연할 정도니. 장비설비계약시 저가로 구입하니 노후가 빨리되는 것도 문제고 공장세운지 30~40년 된는데 정기적으로 공정별로 설비점검하고 교체해야 하는데.. 사람도 더 필요하고..그게 다 돈이예요. 그러니까 않하는거예요.’

 

우리 화학산업 현장이 노후시설 안전관리개선이라는 매번 비슷한 개선대책으로는 그냥 넘길 수 없는 수준까지 와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이번 5.22발표로 자랑하기에 급급하지 말고 현장노동자의 말을 다시하번 되새기길 바란다

이번엔 여기다. 조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