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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면과 원진레이온 산재사망노동자 29주기 합동추모제가 열립니다.

1988년, 15살 문송면은 일하다 수은에 중독돼 숨졌습니다. 그리고 원진레이온의 수많은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과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직업병을 얻었지요. 그리고 2017년. 지금 우리의 일터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올해 초,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노동자가 엄청난 감정노동과 실적압박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지난 해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전동차에 치여 숨진 김군도 현장실습생 출신이었습니다. 교육을 빙자한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이 저임금, 단순노동력 공급수단으로 변질되고, 결국 청소년 노동자의 희생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5월, 20대 네팔 출신의 노동자 2명이 집수조 작업 도중 숨졌습니다. 집수조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할 때는 유해가스의 농도를 정밀 측정해야 하지만, 안전교육 등 아무런 사전주의 조차 없었으며, 마스크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도 없었던 것이죠.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날에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 추락사고로 많은 노동자들이 다치고 사망했습니다. 그 피해자 중 대부분이 하청업체 소속이었습니다. 조선소 중대재해 90%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위험한 작업을 떠넘기고 납기일에 맞추기 위해 노동자의 안전을 뒷전으로 취급하기 일쑤죠. 분명 예고된 참사였습니다.

노량진을 배경으로 청춘의 애환을 담았다는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젊은 청년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평소 비정규직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의 현실에 대해 고민하던 고인은,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고, 무엇보다 다른 노동자를 착취해야 하는 것 때문에 더 힘들어 했습니다.

올해만 6명의 집배원이 숨졌습니다. 점심시간 쪼개고, 퇴근 시간 늦춰가며 일하는 집배원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 노동시간이 길기로 유명한 대한민국의 다른 노동자들보다 매주 12시간 더 일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집배 인원에 결월이 발생할 경우, 나머지 집배원들이 배달 몫을 나눠 담당해야만 합니다. 이런 과도한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으면, 과로사와 교통사고 등 집배원의 사망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서울 광운대역 열차기지에서 근무하던 50대 노동자가 선로에 떨어져 숨졌습니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옷이 걸려 넘어졌다"며 개인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후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적정 인력 충원을 무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 사망사고가 발생하기 4개월 전에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던 노동자가 부상을 당했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진행중인 삼성 직업병 문제. 삼성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며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아래 반올림)'이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농성을 한 지 600일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삼성 직업병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고 황유미님이 백혈병으로 사망한 지는 10년이 지났지요. 그 사이 반올림에 접수된 직업병 사망자는 79명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 반도체공장 직업병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의 고통은 점점 가중되고 있습니다.

죽지 않고, 다치거나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우리는 함께 지켜나가야 합니다. 2017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추모제에 함께 해주세요. 오는 7월 2일 오전 10시 30분 경기 남영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진행됩니다. 함께 모여 지난 날을 돌아보고, 현재 노동안전 현실을 되짚어 보아요. 당일 참석이 어려우신 분들은, 마음으로 함께 추모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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