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서 ‘안전’ 무시는 시도 때도 없다. 심지어 ‘부처님 오신 날’, 우리나라 4대 사찰의 하나인 송광사에서도.
아래 사진은 내 지인이 2014. 5. 5 송광사 앞뜰에서 찍은 사진이다. 연등을 아주 높게 탑모양으로 조성하고 있다. 공사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것 같다. 오늘 밤에 저 연등들이 모두 빛을 내면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할 것 같다. 연말이면 곳곳에 설치된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케 할 것도 같다.
자 이제 연등말고 사람을 한 번 보시라. 관광객 말고 연등탑에 붙어 일하고 있는 사람 말이다. 꽤 높이가 높다. 위에 붙어 있는 사람은 4~5 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높이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안전대(안전벨트)와 안전모 모두 착용하지 않고 있다.
뒷모습이지만 옷차림을 보아하니 위에 있는 사람은 하루 아르바이트라도 나온 학생 같기도 하다. 밑에서 작업하는 사람은 아마도 위에 있는 사람보다는 연륜이 있어 보이는데 역시 안전모는 착용하지 않고 있다. 그는 안전벨트 고리를 탑 철골조에 걸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지만 안전벨트를 걸치고는 있다.
만약 연등 공사책임자가 안전대와 안전모를 작업자에게 지급하지 않았다면 공사책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법조치 대상이 된다.
산업재해보험 통계를 보면 해마다 1만명 이상이 추락재해를 당하고 있고 그 중 400여명이 사망한다. 다 저런 현장들이 모이고 모여서 만든 참사이다.
사찰이나 교회와 같은 종교시설물 공사라는 이유로 안전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내 경험으로 보면 오히려 그런 경우에 공사비용 조달에 늘 문제가 있어서 현장 안전은 더 무시되기 일쑤였고 사망재해도 빈발한다.
지성이라야 감천을 바랄 수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돈 때문에 저버린다면 응보는 필연이다. 그런데 참으로 불공평하게도 1차 피해자는 노동자나 학생처럼 늘 사회적 생물학적 약자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응보가 이뤄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예방노력을 할텐데 말이다. 그게 바로 이 시대, 이 나라의 화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