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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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방송 프로그램이 작업장의 안전보건과 산업재해 예방의 중요성을 등한시 하는 내용을 여과없이 방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안전보건연구소는 6월 한 달간 KBS(체험 삶의 현장·1박2일) SBS(생활의 달인·패밀리가 떴다) MBC(무한도전·불만제로) EBS(극한직업) 프로그램 안전보건 모니터링 결과를 9월 8일 공개했다. 이 결과에서 안전보건연구소는 “일부 방송 프로그램의 안전 불감증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 적절한 보호구 없이 도금작업하는 출연자.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도금공정에서는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산안법 위반이다. ⓒ KBS 캡쳐, 한국노총.
보호구 위의 냄비가 웃기지 않은 이유
KBS1TV는 체험 삶의 현장 6월 14일 방영분에서 냄비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 노출 가능성이 높은 도금공정에서 출연 연예인은 물론 작업자까지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을 그대로 방영했다. 유해공정에서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다. 게다가 출연 연예인이 보호구 위에 냄비를 뒤집어 써 보호구의 중요성을 희석하는 모습도 보였다. 안전보건연구소는 “방송의 재미를 위해 안전모 위에 냄비를 착용하였지만, 자칫 안전모의 중요성을 희화할 수 있다.”며 불필요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SBS의 생활의 달인 6월 16일 방영분에서는 목장갑을 끼고 날 또는 축이 회전하는 기계를 취급하는 노동자가 달인으로 소개되었다. 산업안전보건법대로라면 노동자는 손에 밀착이 잘 되는 가죽장갑을 끼고 작업해야 한다. 더군다나 산업재해로 손가락이 절단된 작업자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작업환경은 그대로였다. 연구소는 “이는 작업장의 안전보건을 매우 무시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방송에서 일반인들이 절대 따라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인터뷰에서 목장갑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안전보건 정보를 알려야 했다.”고 전했다.
▲ 산업재해로 절단된 작업자의 손가락. 산업재해 발생이 가능한 작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채 그래도 방영되었다. ⓒ SBS 캡쳐, 한국노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