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홈페이지 일과건강 기획특집으로 마련된 기사입니다. 기사 내용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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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면캠페인단 로고.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던 건설노동자의 석면피해를 찾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 건설연맹 

 

노동자이면서 비정규직보다 못한 처지에 놓인 건설노동자에게 직업병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소리 없는 죽음의 그림자’라고 불리는 석면을 건설노동자들은 어떻게 생각 할까? 현재 석면 노출이 많은 직종에 근무하는 배관, 덕트 ,용접공 노동자들의 근무 실태를 조사해 보았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이렇다.

 

“석면을 십 수 년 사용해 와 처음에는 잘 몰랐다. 하지만 언론에 자주 나오면서 이제는 석면이 위험한 물질임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건축자재에 얼마만큼 석면이 함유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물론 사업주들이 세세한 설명을 해 주지 않는 것도 문제다. 다음은 현장 노동자와 나눈 질의응답  내용이다.

 

- 평소 작업환경은 어떤지?
=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다 보니 너무 덥다.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별 실효성이 없다. 정해진 시간 안에 공사를 마쳐야 하므로 이것저것 따지다보면 그나마 해오던 밥줄이 끊긴다. 현장에는 각종 시뿌연 암면가루들이 날라 다닌다. 작업복을 털어도 피부에 협착 되어 까칠까칠하다. 그래서인지 피부질환도 많이 생긴다. 석면이 위험하다는데 명확한 피해자 확인이나 규명이 쉽지 않으므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 공사수주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인맥이 있는 하청 소장이 직접 전화해서 기간을 정한 공사를 하기도 하고 평소 알고 지내던 팀, 반장급 동료들이 “와서 며칠 도와 달라”고 요청하면 대체공사를 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내가 산재를 당해도 평소 친분 때문에 이들에게 피해보상을 청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꼭 배신행위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쩝!

 

- 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석면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 인가?
= 석면은 당장 죽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 건설노동자들에게 석면 보다 더 심각한 것은 휴일도 없이 불철주야로 일한 일당 급료 체불이 더 어려운 문제다. 처자식에게 몇 달씩 임금을 가져다주지 않으면 마치 죄인이 되는 느낌이다.

 

- 왜 석면 무료건강 검진을 받지 않는가?
= 노다가 일꾼들 몸뚱이에 한두 가지 질병 없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 혹시라도 석면 검진해서 나쁜 결과가 나타난다면 나중에 취업도 안 되고……, 또 찝찝한 것도 있다.

 

면접조사 결과 건설노동자들이 인식하는 석면 문제는 매우 피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임금 및 근로조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가장 많은 양의 석면을 취급했음에도 피해자가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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