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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의 원직복직 및 체불임금지급 판결 이행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콜트·콜텍 노동자. 

ⓒ 콜트콜텍 문화행동 블로그(cortaction.tistory.com)



6월 5일(금)부터 7일(일)까지 서울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13회 인권영화제가 열렸다.

1996년 이화여대 법정대 강당에서 첫 회를 시작한 인권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인권의 가치를 나누고 인권의 홀씨를 날리고 싶어’하는 비영리 영화제. 시민을 위한 인권교육을 중요하게 여기며 그 뜻을 살리기 위해 누구나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입장료를 받지 않고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제 마지막 날인 7일(일) 오후 6시에는 콜트·콜텍 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기타(其他, guitar) 이야기’가 상영되었다. 세계 기타 시장의 약 30%를 생산하는 콜트·콜텍 노동자는 현재 부당해고와 공장폐쇄에 항의하며 2년이 넘도록 싸움을 벌이고 있다. 콜트는 인천 부평에, 콜텍은 충남에 공장이 있다. 인천 콜트악기지회 방종운 지회장은 오랫동안 잡지『일과건강』에 ‘방종운의 노동일기’를 써오신 분이기도 하다. 이날 상영회 때 콜트·콜텍 노동자들도 자리를 함께 했고 영화가 끝난 뒤에는 무대인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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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회 인권영화제요즘 나라 분위기를 반영하는 '표현의死'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 인권운동사랑방


영화 속에서 말해지는 콜트·콜텍의 2년 싸움은 그들 스스로의 단련기이도 했다. 싸워서 될까라는 의심은 ‘옳은 것’을 위해 끝까지 가야한다는 신념으로 바뀌어 있었다. “지문이 다시 닳아 없어져도 일하고 싶다.”는 콜트·콜텍 노동자는 이 땅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자신의 일터와 일을 사랑하는 우직한 노동자였다. ‘기타’라는 악기가 인연이 되어 이들의 투쟁에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문화 노동자들 모습은 ‘기타-노동자-문화’가 결코 따로 떨어져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서울시가 영화제 개최 이틀 전에 청계광장 사용 불허를 통보했다가 하루 전날 저녁에 다시 허가 통보를 내는 우여곡절 끝에 열린 인권영화제는 6월 11일(목)~14일(일), 마포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재상영회를 갖는다.


시간이 괜찮은 분들은 꼭 한번 참여하여 ‘일시(一視)’할 것을 권한다. 기타이야기 외에 보이지 않거나 볼 수 없는 한국의 인권,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을 볼 수 있다.
자세한 상영일정은 www.sarangbang.or.kr 참고.



[덧붙이는 글]

영화제에서 만난 금속노조 인천지역본부 콜트악기지회 방종운 지회장은 이날 무대인사에서 "경제적으로 도움을 못 주는 남편을 이해하는 아내와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의 고통 중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경제적 빈곤'이다. '옳은 것'을 향한 싸움이지만 언제 종지부가 찍힐 지 알 수 없는 수 많은 장기투쟁 사업장, 그리고 구조조정 투쟁 사업장 노동자에게 '힘 내시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