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1 17:00
기사 내용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 5부의 심사청구 서류.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유족과 대리인이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민원실에 심사청구를 접수했다. ⓒ 이현정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산재신청을 했으나 불승인 난 유족과 피해자 5명 전원이 심사청구를 신청했다.
공단 스스로 전원 승인 결정해라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21일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불승인 사건 근로복지공단 심사청구 제기와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을 위한 7월 공동행동 선포』기자회견을 갖고 심사청구 취지를 밝혔다.
반올림은 “백혈병 피해자 5명의 산재 불승인은 명백한 전체 반도체 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 폐기였다”며 근로복지공단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불승인을 전원 승인으로 결정할 것을 촉구하였다. 반올림은 또 피해자들은 2008년 7월 이전에 산재신청을 해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는 구법 적용을 받아야 하는데 공단은 이 법 조항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이 필요하지 않은 자문의사협의회를 굳이 개최하였지만 참가 의사들조차도 업무상 질병이라고 볼 수 없는 명백한 반증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런 의견은 공단에 의해 무시되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故황유미 노동자 유족 황상기 씨는 “방사선 측정기가 측정을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의 노출이 있었는데 이것이 산업재해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병인지 공단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故황민웅 노동자 유족 정애정 씨도 “피멍든 유족을 짓밟은 것이 근로복지공단이었고 불승인에 땅만 치고 앉아 있을 수 없다.”며 “심사청구가 안되면 재심사청구를 하겠다. 이번 싸움을 산자의 사명으로 알고 진실규명을 위해 끝까지 갈 것”이라며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투쟁에도 사각지대 있다 | |||
기자회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연대발언. 이날은 쌍용자동차 투쟁과 언론노조 파업으로 바쁜 민주노총에서 두 분의 연대발언이 있었다. 민주노총 배강욱 부위원장 민주노총 경기본부 부본부장 박신영 | |||
▲ 기자회견 전체모습. 반올림과 공동행동 반달에 참여하는 연대단체와 노동자들이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이현정
최첨단 그늘 아래 수 많은 직업병 있어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7월 21일~23일 사흘간 전개되는 반올림의 공동행동 시작을 알리는 시간도 가졌다. ‘반도체 노동권을 향해 달리다(반달)’라는 이름의 공동행동 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최첨단 산업이라는 그늘 아래 수많은 직업병이 숨겨져 있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선전할 계획이다.
반달 공동행동은 온양(21일, 삼성 반도체) 이천(22일, 하이닉스 반도체) 부천(22일, 페어차일드 코리아·동부하이텍) 수원(23일, 삼성 반도체) 등 6개 반도체 공장 앞에서 노동자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선전, 거리 행진 등을 벌인다. 故황민웅 노동자의 기일 즈음인 7월 23일, 수원 삼성전자 앞 추모문화제 개최를 마지막으로 공동행동은 마무리된다.
▲ "고통과 절망을 드립니다."직업병 피해자 유족 정애정(사진 왼쪽) 씨와 황상기 씨가 근로복지공단이 희망이 아닌 고통과 절망을 주었다면 즉석에서 선전물을 만들었다. ⓒ 이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