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사진을 인용하실 때는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특히 상업용으로 쓰실 때는 반드시 사전협의를 거치셔야 합니다. 본 기사는 한겨레신문 2009년 10월 24일(토)일자 8면에서 가져왔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물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두 회사에서 노동자 18명이 백혈병으로 숨진 뒤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벤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산업안전보건공단의 발표를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조사, 산업안전공단 발표 뒤집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상희 민주당 의원과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23일 삼성전자·하이닉스·앰코테크놀로지 등 3개 반도체 제조사의 공장 6곳을 대상으로 지난 6~9월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산업안전 위험성 평가 조사 결과’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이들 3개 사의 의뢰로 실시됐다.


이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포토 레지스터’라는 반도체 공정 사용 물질 6건을 조사한 결과, 6건 모두에서 0.08~8.91ppm에 이르는 벤젠이 검출됐다. 하이닉스의 포토 레지스터 4건 가운데 1건에서도 3.95ppm의 벤젠이 확인됐다. 벤젠은 1급 발암물질로, 벤젠에 노출되면 조혈세포에 이상이 생겨 백혈병·림프종 등에 걸릴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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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본관 앞 1인 시위. 10월 8일, 반올림 소속 단체가 삼성본관이 있는 

강남역 4번 출구 앞에서 1인 시위와 선전물을 나눠주는 모습. 

반올림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사망자와 피해자의 산재인정을 촉구하고 있다. ⓒ 이현정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은 “벤젠은 호흡기는 물론 피부로도 흡수되기 때문에 공기 중에 극소량이 있더라도 장기간 노출됐다면 위험하다”며 “벤젠이 얼마나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역추적하는 직무노출 상관도를 작성해, 백혈병 발생과 직무와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재연관성 조사를”…업체 “확정된 결과 아니다”

그동안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가 ‘산업재해 은폐용’이라고 주장해온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는 이날 성명을 내어 “국감에서 밝혀진 ‘벤젠’ 검출의 진실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회사 쪽이 준 허술한 자료를 토대로 얼마나 부실한 역학조사를 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은 2007년 6월부터 산재를 신청했으나,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 조사 결과 벤젠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지난 5월 전원 불승인 처분돼 이의신청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이번 조사는 엄밀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문제점 등이 드러나 조사기관과 협의를 하던 중이었으며, 확정된 결과와 분석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다른 신뢰할 만한 외부 기관의 조사에서 벤젠이 검출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 권은중 · 이완 · 김회승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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