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세계일보의 기획기사 ‘대한민국 농촌, 가장 위험한 작업장’을 인용했음을 알립니다. 기사 내용과 사진을 사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10월 5일 늦은 밤. 오마이뉴스 첫 화면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의 발목이 썩어가고 있어요.” - 농약비 내리는 아르헨티나의 비극, 이주영 기자』


아르헨티나의 어느 작은 농촌마을에서 있었던 ‘농약 살포를 멈춰라’는 시위소식이었다. 내용은 이렇다. 농약살포 반대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소규모 땅을 경작하거나 소작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농부들, 즉 농약을 뿌리는 직접 당사자였다. 땅이 넓은 아르헨티나는 비행기를 이용해 농약을 살포한다. 하늘에서 뿌려지는 농약은 해당 들판은 물론 주변 집에도 땅에도 개울에도 흡수된다. 학교 가는 아이들 머리 위로도 뿌려진다. 오랜 세월이 흐르자 암에 걸린 사람 · 폐가 말라가는 사람 · 피부가 썩어가는 아이들 · 기형아 출산 · 유산빈발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농민들이 스스로 농약살포를 중단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은 사장에게 고용된 일꾼에 불과한 처지이기 때문이다.


도로를 점거하고 4시간을 행진하며 농촌의 참상을 알렸지만 주요 신문이나 텔레비전 기자들의 취재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기사를 자세히 읽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 클릭)


「농약비 내리는 아르헨티나의 비극」기사 읽으러 가기


아르헨티나 농약살포 반대 시위 이야기를 한 것은 “그렇다면 국내는?”이란 자연스런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농업 역시 수많은 종류의 농약을 사용한다. 농약을 뿌리는 농민들의 익숙한 모습은 마스크와 모자가 전부이다. 고령화와 기계화에 따르는 농민들의 재해나 직업병이 있으나 기사로 접한 기억이 드문 만큼 그것은 사회에서 관심 영역 밖의 일이기도 하다.


때마침 세계일보가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5회에 걸쳐 농민들의 안전과 건강 문제를 집중 조명한 기사를 접했다. 재해율은 높지만 노동자가 아니라 산재보험 적용이 안 되는 문제부터 농민의 직업병, 정부대책까지 짜임새 있는 내용이 취재되었다. ‘대한민국 농촌, 가장 위험한 작업장’이라는 큰 제목 아래 연재된 ①농부, 재해에 쓰러진다 ②소리 없는 재앙 ‘농부증’ ③농민 잡는 농약 ④산재보험 사각지대 ⑤뒷짐 진 정부의 각 회차별 내용을 정리하였다.


모두 2회에 걸쳐 일과건강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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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에서 농약을 살포하는 일을 하다 병에 걸린 농민 파비안씨 . 그의 몸은 폐질환에 

팔과 다리 등이 군데군데 썩어가는 피부병을 앓아 팔과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다. ⓒ 이주영, 오마이뉴스



① 농부, 재해에 쓰러진다


소방방재청 재난관리정보센터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농기계 안전사고는 2006년 320건에서 2007년 389건, 2008년 447건으로 3년 만에 약 40% 증가했다. 농기계 안전사고의 증가는 농기계 보급률 증가, 농업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있다. 농기계 보급은 갈수록 늘지만 안전사고 예방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구입할 때 판매업체를 통해 간단한 조작법이나 안전수칙을 들을 뿐 이후 체계적인 교육이나 관리는 받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농기계 등록제가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농기계 안전관리나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전체 농민의 27%가 가입한 농업인 안전공제 사고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매일 80여건의 농작업 재해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한 달에 20여명이 숨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공제에는 농협 조합원 일부만 가입돼 있어 전체 농민의 농작업 재해 건수는 이를 크게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농민 재해율은 2008년 4.6%, 2009년 8월까지 3.1%를 기록해 일반 산업재해율 2007년 0.72%, 2008년 0.71%에 비해 4~7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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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해는 증가하고 안전교육은 없는 농기계 작업. 매일 80여건의 농작업 재해가 발생하지만

관련 교육과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다. ⓒ www.imsil.go.kr


② 소리없는 재앙 ‘농부증’


우리나라 농부 10명 중 8명은 ‘농부증’(의심증상 포함)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농부증(의심증상 포함)을 보인 비율은 2008년 79.5%에 달했고 해마다 증가추세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더 많아 여성 농부증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부증의 대표 증상인 ‘근골격계질환’은 농민들 사이에서 천형(天刑)으로 통한다. 대부분 농민은 당연한 대가로 치부하며 등한시한다. 농작업은 육체노동이 많고 뼈와 근육 부담이 크기 때문에 근골격계질환의 위험이 크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발생한 산업재해 중 ‘농업의 업무상 질병자’ 분석 결과에서도 64%가 근골격계질환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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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골격계질환을 피해갈 수 없는 형태의 작업모습. 고령화와 부족한 일손, 기계화로

농민들의 농부증은 해마다 증가추세이다.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전문가들은 근골격계질환은 농작업 특성상 없어질 수 있는 질병이 아니므로 증상의 조기 발견과 치료, 교육을 통한 인식확대, 농촌 질환에 맞는 재활치료 시설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산업재해보험처럼 농민에게도 비슷한 사회보험을 도입해 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가 국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부증은 농업을 직업으로 하는 농민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어깨결림 · 요통 · 손발저림 · 야간빈뇨 · 호흡곤란 · 불면증 · 어지러움 · 복부팽만 등 8가지 증상을 종합하여 평가한 것으로 농민의 건강수준을 측정하는 자료로 널리 쓰인다. 

다음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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