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에 ‘똥 싼 놈이 성 낸다’는 말이 있는데, 경총의 행보가 딱 그 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5월 31일 ‘노동부의 특수건강검진기관 실태조사/행정조치 및 최근 노동계의 부당 개입에 관한 경영계 입장’을 발표, 최근 특검제도 개선을 위한 노동계 행보를 비판했다. 그러나 특검제도 최대의 소비자인 노동계의 대응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잘못한 일은 반성하지 않고 엉망이 되어버린 특검제도를 개선하려는 소비자에게 뭐라 하는 경총이야말로 자성해야 한다. 아래는 경총 입장을 비판한 민주노총 성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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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경총은 경거망동 하지 말고 조용히 자숙하며 반성하라!


경총은 지난 5월 31일 “노동부의 특수건강진단기관 실태조사․행정조치 및 최근 노동계의 부당 개입에 관한 경영계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특수건강진단제도와 관련 노동계의 개입은 부당하므로 철회되어야한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그야말로 그 동안 부당한 개입으로 노동자의 건강을 파괴한 경영계의 파렴치한 행위를 은폐하기위한 주장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 단체의 정당한 요구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협박일 따름이다.


경총은 성명서를 통해 “금번 사태를 초래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검진기관과 의사의 도덕적 소양 결여와 노동부의 감독 소홀임에도 불구하고 노동계는 기업의 영향력 때문에 부실판정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과 투쟁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노동부를 믿지 못하니 노동계가 직접 나서겠다는 발상은 지극히 부당하고 합리성이 결여된 처사임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총의 주장이 어처구니없다는 것은 노동부의 일제점검 결과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특수건강진단 기관(이하 특검기관)에 대한 노동부의 일제점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 결과를 보면 크게 4가지로 그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째, 다수의 특검기관이 무자격자(의사 및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를 고용하여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둘째, 검진실시방법도 기준을 무시하고 검진을 실시했다. 셋째, 더욱 심각한 것은 검진의 결과를 해석하는데 있어 사업주의 눈치를 보면서 직업병 유소견자를 일반질병 유소견자로 둔갑시키는 등 기관의 양심을 팔아 영업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특히 일부 기관은 노동자 건강을 위한 특수건강검진은 돈이 되는 일반검진을 따내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검진비용을 할인해주는 이른바 ‘덤핑’ 행위까지 저질렀다. 모두 불법행위인 것이다.


이 중 특히, 세 번째와 마지막 문제점을 보면 특검기관을 선정할 권한이 있는 사업주가 어떤 영향을 행사했는지 쉽게 추정된다. 노동자는 직업병으로 인정받으면 산재보험을 적용받거나 또는 최소한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직업병 유소견자를 일반질병 유소견자로 둔갑시키기를 원치 않으며, 특검기관 역시 경제적 불이익이 없다면 검진결과를 둔갑시키거나 또는 덤핑검진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문제제기해 왔던 사업주의 부당한 영향력 즉, 사업주와 측정기관의 불법적인 유착관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또한 경총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은 그 주장 속에서 스스로 어처구니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경총은 노동부의 감독소홀을 주장함에도 노동부를 믿으라는 이율배반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른쪽 뺨을 맞았으니 이제 왼쪽 뺨을 내주란 말인가?


그 동안 경영계는 가격 담합, 독점가격, 오․폐수의 무당 방류 등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 바 있다. 그렇다면 그 피해자인 소비주체가 문제제기와 대안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런 요구마저 하지 말라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민주노총은 특수건강검진 제도와 관련해 책임주체이자 최고의 소비자 단체로써 3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장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건강검진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사업, 부실검진으로 인하여 그 신뢰성이 땅에 떨어진 특검기관과의 신뢰회복 사업, 마지막으로 노동현장에서 건강검진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사업주와의 협상 및 노동조합 내부 실무지원 사업 등이 그것이다.


더 이상 경총은 사업주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를 부리지 말고 자중하면서 반성해야 할 것이다. 만약 경총이 스스로 자중하지 않고 계속 경거망동을 일삼는 다면 민주노총 나아가 전체 노동계의 투쟁에 부닥치게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2007년 5월 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덧붙이는 글]

최초 기사 작성일 : 2007-06-04 오전 11: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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