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교육센터는 건설연맹과 함께 플랜트건설노동자를 위한 교육교재를 개발하였고, 여수에 이어서 광양, 포항, 울산 지역의 플랜트 노동자 교육에 나섰다. 광양, 포항, 울산에서는 플랜트 현장의 발암물질과 그로인한 건설노동자들의 피해사례에 대한 첫번째 교육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세 지역에서 약 2000명 정도의 노동자를 교육하였다. 3일간 돌아본 세 지역의 플랜트노조는 너무도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앞으로 이와 같은 교육 및 대책사업을 적극 추진하자고 입을 모았다. 모든 동지들께 감사드린다.
광양제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는 날. 오후 1시부터 교육이 예정되어 있는데,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축구장 건물에서 비를 피하면서 교육을 하게 되었다. 넓게 늘어선 대열을 보니 몇 명 쯤 되는지 가늠할 수도 없다.
처음 받아보는 교육자료이다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신통하기도 하다. "어찌 이렇게 우리 얘기를 잘 적어놓았을까?" 하는 표정이다.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얘기와 사진이 실려있는 교재를 꼼꼼히 읽어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이 될까? 하지만 건설노동자들은 이렇게 밖에 현장 교육을 할 수 없다. 거대한 플랜트 현장 주변 운동장 등에서 천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한번에 모이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물론, 교육을 하는 사람은 아주 힘들고 준비를 많이 해야 하지만. 교육시간은 30분. 하지만 목이 쉰다.
포항의 상징 포스코와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건설노동자들이 모였다. 건설노동자들은 이곳을 해방광장이라고 부른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은 참 아름답다. 그리고 그 깃발이 어떤 노동자들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해하고 바라볼 때 더더욱 감동적이다.
포항에서는 예전에 망간중독이 문제가 된 적 있다. 나이드신 노동자들은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 오랜만에 안전보건 교육이 실시된다니 뭔일인가 싶으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 조합원들께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교육이 시작되려고 한다. 플랜트노조 포항지부장의 인사말씀을 듣고 있다. 2006년 포항의 건설노동자들이 포스코를 점거한 투쟁을 전개한 이후, 조직력이 약화되었다고 이제 많이 회복되었다고 한다. 건설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을 강조하는 지부장과 800명 정도 모인 조합원들을 보며, 2006년 투쟁을 다시 되새겼다. 화장실과 먹을 물, 식당 등 건설노동자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였다. 그리고 그 투쟁이 있었기에 건산법의 개정등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마지막 날, 토요일이다. 이제는 울산. 태화강변에 주말 나들이를 온 시민들 사이로 건설노동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울산지부 임승철 동지가 김신범 교육실장의 강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셨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