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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옥 > 지난달 말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 당시 공기 중에 불산 농도가 정부의 발표보다 최고 15배나 높은 15ppm으로 추정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15ppm이라면 노동부의 불산 작업자 노출 기준인 0.5ppm에 무려 30배에 달하는 수치인데요. 시민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이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지난 10월 7일 불산 사고가 발생한 구미 봉산1리 반경 1km 이내에 있는 식물의 불산 잔류농도가 측정해서 이 수치를 가지고 사고 당시 공기 중의 불산농도를 추정한 겁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나왔다는 거죠.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윤근 소장과 이야기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윤근 > 네, 안녕하십니까? 이윤근입니다.

☎ 김창옥 > 환경부에서 오늘 불산 사고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어요. 그러니까 대기, 토양, 지하수에 함유돼 있는 불산농도, 지난 4일부터 닷새 동안 측정을 해봤더니 모두 기준치 이내로 측정됐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이 발표 어떻게 보십니까?

☎ 이윤근 > 저도 기사를 통해서 확인을 했는데요. 이 기준치 이내로 나왔다는 사실에 저도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저희도 연구소에서 그 측정한 그 토양과 지표수에서의 측정결과도 대부분이 기준치 이하로 나왔거든요. 그래서 동일한 결과로 해석되는 거죠. 그러나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환경부에서는 사고 당시 상황을 굉장히 비교적으로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식물 내에서의 불소농도를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발표한 토양과 지하수 대기의 측정결과는 신뢰할 만 하지만 제대로 된 평가는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창옥 > 환경운동연합과 소장님이 계시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어제 발표한 것은 사고현장 주변에 있는 식물에 시료를 채취해서 조사를 한 건데요. 그건 어떤 의미를 갖는 겁니까?

☎ 이윤근 > 굉장히 중요한 의미인데요. 우리가 이제 보통 불산이라고 하는 것이 공기 중으로 노출이 되게 되면 다른 물질로 이 화합물질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불산 가스가 몸속에 들어오게 되면 혈액이나 뼛속에 있는 칼슘하고 붙어 있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이 공기 중에서 불산 가스를 측정한다고 하는 건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사고가 지났고 상당히 공기 중에서 존재의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그래서 보통 축적된 양, 아까 이야기했듯이 불소화합물이라고 하는 불소농도를 측정하게 되는데요. 보통 대기나 토양이나 지하수는 이 값들이 변할 수 있는 굉장히 불안정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식물이라고 하는 것은 한번 축적이 되면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식물 내에서의 불소 농도를 측정하게 되면 식물이 가스에 노출됐던 그때 당시의 상황, 이걸 역으로 추정해서 농도를 계산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들은 굉장히 과학적이고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방법들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식물을 측정을 했습니다.
☎ 김창옥 > 그러니까 식물의 잔류농도를 측정해서 그걸로 사고 당시에 대기 중 불산농도를 추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다, 이런 말씀인데

☎ 이윤근 > 네, 맞습니다.

☎ 김창옥 > 그러면 통상 이런 방법들을 정부나 연구기관에서 많이 씁니까?

☎ 이윤근 >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해서 평가한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창옥 > 그래요?

☎ 이윤근 > 예.

☎ 김창옥 > 이게 과학적이고 검증된 방법인데 이런 조사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요?

☎ 이윤근 > 예, 그렇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실제로 불산가스가 일반 공단이나 공장주변에서 몇 번 누출된 예는 있었죠. 그러나 이번에 구미처럼 이런 평가과정을 통해서 접근한 예는 없고 제가 알기로 대부분이 쉬쉬하면서 묻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평가의 기회가 없었던 셈이죠.

☎ 김창옥 > 지금 이 소장님이 이렇게 사고현장에 있는 식물의 잔류농도를 가지고 당시 공기 중 불산농도를 추정해봤더니 정부가 발표한 것보다 훨씬 높았다, 이런 얘기죠, 지금?

☎ 이윤근 > 그렇습니다. 굉장히 높았죠. 아까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15배 정도 최고 이렇게 높았던 것으로 나왔는데요. 저희들도 이렇게 분석을 해놓고 굉장히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저희가 조사하기 전에 주민들이 주관적으로 했었던 그 증상들을 보면 아마도 1ppm이상일 것이다, 이제 이런 예상을 했지만 사실은 그렇게까지 높을 줄은 저희들도 몰랐던 셈이죠.

☎ 김창옥 > 그러면 이 조사범위는 과학적으로 선정됐습니까?

☎ 이윤근 > 이 부분은 이제 사실 죄송한 측면이 있는데요. 저희가 그때 당시 조사했던 건 굉장히 시기적으로 급박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분석을 했어야 됐고 그리고 1차 조사를 저희들이 계획을 했기 때문에 1차 조사의 목적은 피해지역 중심으로 피해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광범위하게 저희들이 이 지역을 잡진 못했고요. 그 마을의 오염지역으로 중심으로 최대한 1km 지점까지 이렇게 조사를 했습니다.

☎ 김창옥 > 그때 이제 정부나 자치단체는 보면 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서 공기 중에 농도가 안전하니까 다 돌아가라, 이렇게 해가지고 그리고 대피했던 분들이 다 각자 그 위치로 돌아갔다가 그 뒤에 또 나중에 또 이게 문제가 되니까 또 대피소로 가고 이런 참 웃지 못 할 일이 있었는데요. 그럼 그 당시 농도를 추정해본다면 이렇게 대피령을 해제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그런 말씀이겠죠.

☎ 이윤근 > 맞습니다.

☎ 김창옥 > 이게 아까 15ppm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게 15ppm이 그렇게 심각한 겁니까?

☎ 이윤근 > 우리가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우리가 불산이라고 하는 이 독성 가스가 사람한테 즉각적인 사망이나 혹은 치명적인 건강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농도를 우리가 전문용어로 우리가 IDLH라고 합니다. 그 값이 30ppm인데요. 이 15ppm이라고 하면 그 기준에 50%에 해당되는 농도이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그런 급성 중독을 초래할 수 있는 그런 높은 농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망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급성 중독을 심각하게 초래할 수 있는 농도, 이렇게 생각하면 되죠.

☎ 김창옥 > 사망이나 영구장애를 가져올 수 있는 화학물질 농도의 절반수준, 그러니까 죽진 않지만 위험하다, 이런 말씀이죠?

☎ 이윤근 > 네, 맞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추정컨대 특정 지역들은 아마도 30ppm 되는 지역도 추정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곳에서 작업했던 노동자들이 그 인근에 있던 주변에서 작업했던 노동자가 사망을 했죠.

☎ 김창옥 > 5명이나 사망을 한 것 보면요. 그리고 그 노동자들은 유출되는 고압에 불산 가스를 그 자리에서 옴팡 뒤집어쓰고 마신 거니까 말이죠.

☎ 이윤근 > 맞습니다.

☎ 김창옥 > 즉각 사망에 이르렀던 그런 상황인데, 환경부에서는 사고 당일에 불산농도를 측정한 측정치가 있지 않느냐, 그게 당일에 측정한 실제 측정치가 있는데 식물을 통해서 당시에 농도를 역으로 추정한 수치가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 이런 반응인 것 같습니다.

☎ 이윤근 > 저는 아직도 환경부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또 한번 깜짝 놀랐는데요. 이게 별도로 식물이 아닌 공기 중에서 불산농도를 정확히 측정한 결과가 있다고 그러면 이건 당연히 공개가 돼야 되는 게 맞죠 그러나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자료를 보면 환경부에서 발표한 1ppm이라는 그 이상 그 이하의 숫자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1이라는 농도가 실제 주민들이 호소하는 급성중독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농도입니다. 훨씬 이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거구요.

☎ 김창옥 > 주민들이 호소하는 증상으로 미뤄보면 1ppm보다는 훨씬 높았을 것인데

☎ 이윤근 >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문헌하고 비교해 보면 보통 한 4~5ppm 높게는 한 7ppm, 이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호소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이러한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가지고 저희들이 발표한 그런 과학적인 평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이건 도저히 국가기관으로 취할 수 있는 그런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창옥 > 식물 속의 잔류농도를 가지고 사고 당시에 공기 중 농도를 추정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검증된 방법이 있다면 환경부나 정부도 그 방법대로 실험을 해보면 결과는 딱 드러날 일이네요.

☎ 이윤근 > 네, 맞습니다.

☎ 김창옥 > 사고 당시에 그 사고현장 주변에 있던 여러 공장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의 상태도 상당히 안 좋다는 보도가 여러 번 나왔는데요. 확인해보셨습니까?

☎ 이윤근 > 굉장히 가슴 아픈 문제인데요. 저희가 10월 7일 날 조사를 했고 그리고 조사할 때 저희들이 이런 문제를 예측을 했습니다. 그래서 마을만 조사했던 건 아니고 별도로 연구팀을 저희들이 구성해서 공단지역으로 저희들이 파견했습니다. 몇 가지 확인을 했는데요. 저희들이 크게 확인했던 건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 공단지역은 마을보다 사고 시점에 훨씬 근접해 있는 지역입니다. 굉장히 가까운 지점이었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로는 마을민들은 27일 날 대피를 통해서 어쨌든 간에 위급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죠. 그러나 노동자들은 인접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일을 계속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계속 일을 했고요. 그리고 또 실제로 저희가 몇 가지 피해접수를 받았는데요. 그리고 노동자들하고 실제로 면담해 보니까 마을민들보다 더 심한 급성 중독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근거해서 봤을 때 노동자들의 피해도 주민 못지않게 심각한 것으로 그렇게 추정되고 있습니다.

☎ 김창옥 > 그렇게 노출된 노동자들의 상태가 혹시 뭐 만성질환으로 간다든지 그래서 나중에 크나큰 후유증을 낳을 거라든지 그런 가능성은 없습니까? 어떻습니까?

☎ 이윤근 > 굉장히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고요. 또 반대로 이야기하면 속단하기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 불산이 노출이 돼서 생길 수 있는 만성중독에 대한 연구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몇 번 언론에도 보도가 됐는데 15년 전에 미국 텍사스 주에서 있었던 그런 사례가 굉장히 유일합니다. 우리가 그 결과를 가지고 해석을 해보면 한 2년 정도 피해를 입었던 주민들을 추적을 해보니까 폐 기능이 다소 감소된다는 그 정도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통 불산에 노출돼서 뼈에 축적됐을 때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 뭐냐 하면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같은 그런 만성적인 질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장애는 가능성은 그렇게 낮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왜냐하면 그 정도로 되려고 그러면 불소에 상당기간 장기간 노출되어서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는데 실제로 불산 가스에 노출됐던 그 시기는 굉장히 짧기 때문에 이런 만성적이고 치명적인 장애는 그렇게 크게 염려를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 김창옥 > 아무튼 토양이나 인근지역에 대한 조사, 그리고 노동자들의 건강의 문제에 대한 관심, 이런 것들을 좀 더 지속적이고 엄밀하게 좀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 뭐 특별한 일이 없다면 참 천만다행이고 말이죠.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윤근 > 네, 감사합니다.

☎ 김창옥 > 지금까지 불산 사고 현장에 대한 조사결과와 관련해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이윤근 소장이었습니다. 저희가 이윤근 소장과 인터뷰를 섭외하면서 환경부에도 동시에 이제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요. 시민단체 주장을 과학적으로 검토 해본 후에 그때 인터뷰에 응하겠다 하는 그런 응답이 나왔음이 청취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MBC라디오 <세계는 우리는> 10월 18일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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