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으로 요양중이던 산재노동자들이 자살하고 있다. 그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노동조합의 산재환자 관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2003년, 교육센터는 근골격계 환자들의 고통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2003년의 이러한 고민은 아직도 유효하지 않은가?
“근골격계 환자들은 심리적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을 하고 있으며, 매우 많은 수의 환자들이 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왜 우리는 정서적 불안상태에 놓여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무엇을 통해 정서적 불안을 극복하고 현장으로 복귀하여 다시금 노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노동운동 진영의 안전보건 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질문으로 떠올라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나 자본의 나이롱 환자론에 근거한 치료기간 산정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그러하다.“
일과건강 기획특집(2003년)
1. 기획의도, 근골격계 환자관리 무엇을 할 것인가?
2. 나이롱환자를 내건 자본의 움직임과 노동조합의 상황
3. 근골격계 환자의 불안한 심리상태(외국연구결과 1)
4. 근골격계 환자의 현장복귀를 위한 조건(외국연구결과 2)
5. 좌담회 “근골격계 직업병 환자의 원활한 재활과 현장복귀를 위한 노동조합의 역할”
6. 경총의 공청회를 다녀와서
전체 자료는 다운받아 읽어주십시오. 기획의도만 아래에 붙여놓습니다.
기획의도, 근골격계 환자 관리 무엇을 할 것인가(2003년)
김신범
꿈틀, 2003년 12월호
기획의도
최근 자본은 다시금 산재환자들에 대한 공격과 규제의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예상되었던 공세의 내용 중에서 산재환자치료기간의 산정이라는 문제는 노동계의 특별한 대응없이 자본측의 주도면밀한 추진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근골격계 환자의 치료기간 산정을 추진하는 자본측의 대표적 논리는 “나이롱 환자”論이다. 불행하게도 아직 노동계는 자본의 나이롱환자론에 대응할 수 있는 이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노동계의 이데올로기 부재는 치료기간 산정 요구에 대한 대응을 막고 있을 뿐 아니라, 치료 및 재활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최근 근골격계 환자들은 심리적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을 하고 있으며, 매우 많은 수의 환자들이 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왜 우리는 정서적 불안상태에 놓여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무엇을 통해 정서적 불안을 극복하고 현장으로 복귀하여 다시금 노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노동운동 진영의 안전보건 활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질문으로 떠올라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나 자본의 나이롱 환자론에 근거한 치료기간 산정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그러하다.
이번 특집은 순서대로 읽어주기 바란다. 먼저, 자본의 움직임과 우리의 실태에 대한 진단을 읽고, 외국의 연구결과에 대한 정리를 읽은 후, 좌담회를 읽어야 더욱 이해가 잘 되리라 본다. 그 후에 경총의 토론회 결과를 읽으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동지들께서 함께 고민해 주기 기대한다.
정리하며
꽤 오래 전부터 근골격계 환자들의 우울증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싶었다.
마침, 경총을 중심으로 근골격계 환자들에 대한 음해가 시작되었고, 그들의 노림수란 치료기간을 획일적으로 정해 환자들을 병원에서 일찍 내쫓는다는 것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우리의 상황을 보았다. 우리 스스로도 환자들을 나이롱 환자로 보고 있지 않았던가. 굳이 외국의 문헌을 찾은 이유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정리된 것이 없기도 하지만, 경총이 하도 외국을 떠들길래 다른 나라의 상황을 우리 입장에서는 이렇게 본다는 것도 내심 드러내고 싶었던 욕심이다.
현장의 동지들을 모시고, 좌담회를 개최하였다. 많은 고민이 제기되었고, 미처 풀지못한 숙제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자리에 참석한 동지들 모두 산재환자의 관리를 위해 노동조합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꿈틀은 다시 준비하기로 하였다.
경총 토론회에서 있었던 문재동 교수의 주장은 너무나도 일방적이며, 현실을 무시한 것이었다. 경총이 이러한 방식으로 전문가를 활용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였다.
한편, 민주노총의 토론회에서는 백도명 교수, 김철홍 교수, 임상혁 소장이 우리의 입장을 만들어내었다.
경총의 산재인정기준이 환자를 적게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었다면, 우리의 기준은 “직업관련성의 폭넓은 인정”에 기초한 포괄적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문제는 근골격계 질환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그렇기에 더 어렵기도 하지만, 반드시 우리가 풀어내야 할 문제였다고 평가한다.
여기서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는 갑작스럽게 왜 이 문제에 집중하게 되었는가?
첫 번째, 이 문제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경총은 이미 “나이롱 환자”에 대한 단행본을 출판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자본의 편에선 전문가들을 최대한 가동하여 근골격계 질환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식이란 다름 아닌 “산재인정기준 문턱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의 대응이 늦고 있었을 뿐이라는 얘기이다.
두 번째, 근골격계 환자를 비롯한 산재환자들은 우울증을 못이겨 자살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으로 돌아갈 것에 대해 막막해하며, 돌아가서 다시 재발할 것에 두려워하며, 나아지지 않는 통증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우울증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환자들은 “산재인정의 어려움과 재요양의 어려움”으로부터 시작하여, “치료과정의 부실함과 정신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의 부재”를 겪으며 증폭되고, 최종적으로 “돌아갈 작업장 조건이 개선되지 않음”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총은 치료기간을 일방적으로 정하여 환자들을 병원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치료기간을 정하지 못하도록 투쟁해야 할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산재인정의 시스템, 치료과정의 서비스, 현장환경의 개선과 환자의 참여라는 보다 근본적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어디에 서있는가? 문제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놓고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 알게된 수준에 놓인 것뿐이다. 2004년이 시작되자마자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경총의 시녀처럼 움직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산재인정기준을 만들려고 할 수도 있고, 치료기간을 산정하려고 할 수도 있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보다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꿈틀은 이를 위한 우리의 ‘내용’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동지여러분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