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리아2000, 가장 많은 노동자 목숨 앗아갔다

by 일과건강 posted Mar 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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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살인기업 선정식. 민주노총, 한국노총, 노동건강연대, 민주노동당, 매일노동뉴스로 구성된 산재사망캠페인단이 올해도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가졌다. ⓒ 이현정



2009년 최악의 살인기업은 이천 냉동물류창고 화재로 40명의 노동자 생명을 앗은 ‘(주)코리아2000’으로 선정되었다.


# 1인당 목숨 값이 겨우 50만원?


산재사망대책마련을위한공동캠페인단(캠페인단)은 4월 27일 청계광장에서 2009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갖고 이같이 발표했다. (주)코리아2000은 2008년 1월 7일 이천 산재 화재참사 책임기업이다. 당시 화재는 ∇다단계 하도급으로 안전보건 책임소재 불분명 ∇저가 낙찰제도로 무리한 공기단축 ∇안전 교육 및 감독 부재 ∇산업안전보건법 무시 등 건설의 안전보건 문제가 총체적으로 집약된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 사고로 사업주가 받은 처벌은 매우 미미하다. 캠페인단은 이날 사건 처리 현황에서 “건설 원청 현장소장이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백만원을, 원청 법인은 벌금 2천만원에 그쳤다.”며 40명의 인명을 빼앗은 사건에 비해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비판하였다.


(주)코리아2000에 이어 2위는 2008년 12월 5일 서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8명이 사망한 사건의 원청기업 (주)송원오앤디가 차지했다. 이 사건은 현재 공판 진행 중이다. 3위는 모두 6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현대건설(주). 원청인 현대건설 관계자가 산재사망으로 받은 처벌은 없다. 다만, 하청업체 법인과 현장소장에게 각 벌금 3백만원이 부과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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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기업 증서와 노동부의 특별상. 노동부는 친기업 정책과 산재보험 운영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유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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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 화재 산재사망 노동자 퍼포먼스로 이천 화재로 산재사망한 노동자를 상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 이현정




# 비즈니스 프랜들리가 기업 살인행위 방조


캠페인단은 기자회견문에서 “2008년 한 해만 건설업 단일 업종에서 산재사망 노동자가 592명으로 전체의 41%에 달한다.”며 건설업이 노동자 권리와 생명을 앗아가는데 으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부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며 기업의 살인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며 “미증유의 경제위기에 정부의 이런 행태가 노동자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편 노동부는 특별상을 수상했다. 수상 이유는 ▽친기업 정책 ▽산재사망 사업주 처벌 미약 ▽최저임금 삭감 추진 ▽산재보험의 잘못된 운영 등이다.


2005년 발족된 캠페인단은 “산재사망도 살인”이라는 슬로건 아래 2006년 처음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을 시작했다. 첫 해는 GS건설, 2007년에는 현대건설, 2008년에는 한국타이어가 각각 불명예를 안았다. 올 해 캠페인단에는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동당(홍희덕 의원)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함께 했다. 





친기업 인식 바뀌지 않으면 부끄러운 수치는 계속될 것
노동자를 죽게 만드는 사업주를 처벌하라는 내용의 피켓. ⓒ 이현정

산재사망대책마련을위한공동캠페인단에 함께 하는 단체 대표들은 인사말에서 한결같이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했다. 이들의 말을 모았다.


●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홍희덕 :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산재사망이 1위인 산재국가이다. 이는 기업 프랜들리와 노동을 천시하는 정책에서 나왔다고 확신한다. 이런 기본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부끄러운 수치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 민주노총 부위원장 배강욱 : 이천 화재는 40명이 죽었는데도 처벌은 집행유예와 벌금 2천만원이었다. 책임자를 처벌하는 정책이 있어야 산재와 산재사망을 줄일 수 있다.


● 한국노총 부위원장 문진국 : 산재사망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데도 하루 7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죽는다. 이는 정부의 안전불감증과 감독 소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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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명에 2천만원. ⓒ 이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