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노조 산업안전부장 이동훈, 일과건강 2008년 2월호
과거 미세먼지와 지상의 매연 등이 언론보도나 조합원의 불평, 개선요구로 단편적으로 대두되기는 하였으나 조합의 주된 사업이나 체계적인 개선요구로 반영되지 못하였다. 잠시 이야기꺼리, 걱정꺼리로 돌아다니다가 수면 밑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러나 2006년 12월 말 서울지하철에서 공공, 궤도, 원진 등과 함께 “안전하고 쾌적한 지하철 만들기 추진위”를 제안해와 부산지하철노동조합에서도 석면과 함께 지하공기질 문제에 관심을 가지되었다.
2007년 1월 추진위에서 서울 지하철승강장의 석면문제를 언론을 통해 알리는 활동과 함께 정부 등에 지하철 공기질 개선을 요구하면서 노동부에서 노, 사, 관계관청과 석면전문가로 지하철 석면TF(이하 TF) 구성하였다. TF에서는 석면과 라돈 실태조사와 외국 석면철거 방식조사, 지하철노동자의 석면건강영향평가를 진행하였다.
부산지하철은 TF에 참가하면서 사측과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해 석면실태조사(건물과 설비, 전동차에 대한 석면지도)와 전직원 조합원에 대한 석면의 건강영향조사와 교육, 석면해체 철거 시 노사공동감독 등을 합의하여 교육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서면역 석면기둥 철거와 기지창, 역사 등에서 석면마감재 철거에 입회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과, 공사, 환경연합이 부산지하철 환경위원회를 구성하여 석면지도제작과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건강영향평가 등을 계획하였다. 각 활동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직원 석면교육
지난해 11월 중 노사공동 석면교육을 산안공단 강사와 부산의대 강동묵 교수를 강사로 선임하여 지하철 근무 특성인 교대근무와 부산 전역에 산재된 근무지를 고려하여 지역별로 본사와 각 기지창에서 7회에 걸쳐 진행하였다.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응은 “과거에 바로 옆에서 철거하고 구경했다.” “퇴직하고 나면 어떻게 되나 걱정이다.” “듣고 나니 가슴이 아픈 것 같다.” “과거 많이 노출되었는데 노동조합이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 등 노동조합 활동에 기대와 주문이 있었다. 기술지부 조합들은 “기기장비를 설치하고 보수하기 위해 수시로 천장재를 뜯어내는데 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실무적인 질문과 작업방법 개선을 물어오는 등 석면을 인식하게 되었다.
2. 석면함유자재 철거
서면역의 리모델링 공사와 기지창 및 역사 사무실과 위생실의 석면철거에 노동조합에서 공사의 감독자와 함께 입회하여 철거가 적법하게 진행되는지를 감시하였다. 그러나 철거업체 직원들의 기술적 미숙과 의식부족으로 석면작업이 노출되거나 정리를 소홀히 하는 등 위험한 경우가 있어 수차 경고와 작업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감독이 소홀한 시간이나, 자리를 비우는 경우는 대충 대충하는 경우가 있어 작업을 중단시키고 공기질 측정과 작업방법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와 함께 사측에 주의와 경고를 주기도 하였다.
지하철은 특성상 여타 공사장같이 전체를 막고 작업하는 현장은 일부분이고 바로 옆에서 직원과 승객이 상주하고 각종 설비가 가동되는 상황이다. 철거 현장만 밀폐하여 작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각종 구조물에 의해 천정을 밀폐하지 못한다, 역무전산기기가 잘못되면 안전설비 등이 다운 된다 등 작업 중 생길 수 있는 상황을 미리 고려하지 못한데다 여러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더욱더 준비하여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담당부서와 노동조합 그리고 석면철거전문가가 함께 작업방법 개선을 준비해야 한다.
석면실태조사(석면지도)와 건강영향평가
석면지도는 사측이 06년 노동부 지침으로 석면실태조사를 진행하면서 일부 역사의 샘플링 분석과 지하철 건설시 시방서와 도면 등을 통해 간단한 석면지도를 07년 4월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TF에서 연구과제로 만든 서울지하철 방배역 석면지도와 비교할 수 없는 엉성한 것이었다. 이런 부실한 지도를 만들어내고는 잘했다고 감독관청에 보고하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탁상행정을 지적하고 석면소위원회를 통해 노, 사 공동으로 전 역사에 대해 전수조사와 각 건물, 시설물의 석면 상태와 이의 관리방법을 상세히 기록하여 누구나 보고 참조하여 관리하고 철거․해체 시에 철거방법 등을 알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건강영향 평가는 서울지하철에서 실시한 건강영향평가를 참고하여 평가시기와 대상(서울지하철은 70년 초반부터 건설되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각종 개조공사를 진행하였고 전동차를 정비하면서 석면에 노출된 시기가 부산보다 15년가량 빠르며, 그에 노출된 직원의 수도 상당한 인원임)을 정하여 평가를 진행하고 이후 5년 주기로 건강검진에 반영하여 추적조사 할 수 있어야 한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공공성 강화를 항상 외쳐왔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과 그곳에서 생계를 위해 밤낮없이 상주하며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바로 폭로되어 각종 질병을 염려하게 하는 석면의 공포에 대하여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닌지, 노동조합의 우선순위에 석면문제를 얼마나 상위에 두고 사업에 임하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그리고 석면 영향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석면제거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