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활동가 전국대회 현장 중계

by 일과건강 posted Mar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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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가 넘어서면서 수안보 사조마을 강당에 전국에서 출발한 동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두시 반 조금 넘어서 대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동영상 상영이 있었다. 노동안전보건위원인 원진교육센터 김신범 교육실장이 두개의 동영상을 준비하여 소개해주었다. 두개의 동영상 모두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것으로, 해외의 운동사례와 고민을 느껴볼 수 있는 것이었다.

첫번째 동영상은 "Make IT Fair"라는 건강권 운동 슬로건을 소개하는 것인데, 휴대폰과 컴퓨터 등 IT산업의 제품들이 어떻게 생산되고 있는지 고발하는 운동이었다. 이 운동에는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운동조직이 참여하고 있었다. 내용 중에는 중국과 필리핀의 휴대폰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인권탄압과 노동자건강권 침해가 부각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백혈병 투쟁이 진행되고 있는데, IT산업은 겉으로 보는 깨끗함과 다른 위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동영상의 끝은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조직과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건강권을 지키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두번째 동영상은 2007년 11월 27일 사망한 고 버니 밴톤 동지를 추모하는 동영상이다. 버니밴톤 동지가 호주의 거대 석면자본과의 투쟁을 어떻게 진행하였는지, 짧은 동영상으로 소개하였지만, 동영상의 내용에 대한 동지들의 평가는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산재피해자들이 적극 나서서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고, 어렵고 힘든 투쟁이지만 노동자 건강권 투쟁은 정말로 의의가 있고,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운동이라는 것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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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상영을 마치고 본대회가 시작되었다. 제일 첫 순서는 2008년 한 해 동안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모범적으로 전개한 조직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연맹/노조에서는 서비스연맹이 의자캠페인 사업을 적극 전개한 것으로 수상하였고, 지역본부에서는 충북지역본부가 건설노동자 건강권을 위한 하이닉스반도체건설현장 투쟁 등으로 수상하였다. 사업장 중에서는 금속노조 부산양산지역본부의 정관지역지회가 영세사업장의 적극적 노안활동 모범사례로 꼽혀 수상하게 되었다. 세 조직을 대표하여 각각 서비스연맹의 김형근 위원장, 민주노총 충북본부의 김성봉 부장, 그리고 정관지역지회를 대신하여 정상래 국장이 각각 상패를 받았다.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가 이러한 시상식을 개최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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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지역지회에게 주어진 상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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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연맹 김형근 위원장과 정민정 여성부장, 그리고 조직활동가 동지들이 모범조직상 수상을 기념하면서 한 컷



이어서 각 연맹/노조별 2008년 사업보고를 하였다. 금속노조에서는 안영태 금속노조 노안실장이 "100인 이하 사업장 노안활동강화 프로그램"을 소개하였고, 건설연맹에서는 박종국 노안국장이 지침서 개발 등 올해 전체 사업을 요약하여 보고하였다. 이어서 공공운수연맹에서 보고할 차례인데, 철도 파업등으로 공공운수연맹이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사업을 같이 진행한 원진교육센터의 김신범 교육실장이 공공운수연맹의 지역순회사업과 화물노동자, 청소미화원노동자와 함께 하려는 고민을 소개하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이어서 산별명예산업안전감독관 양성사업을 강정국 노안부장이 보고하였다. 마지막으로 서비스연맹에서는  의자캠페인을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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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안영태 노안실장이 100인 이하 사업장 노안활동강화 프로그램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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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연맹 박종국 노안국장이 건설연맹의 08년 전체 사업내용을 보고하였다.





이제는 민주노총 노안사업을 평가하고 2009년 전망을 밝힐 시간이었다. 김지희 위원장은 그간 정부와 자본의 법제도 개악 때문에 노동자건강권 운동진영이 수세적 투쟁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08년에는 의자캠페인을 통하여 노동자건강권을 국민들과 대중적으로 나누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소수의 활동가들에게 의존하는 체계, 사업장의 울타리를 넘지 못하는 노안활동가의 모습은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김위원장은 2009년까지가 임기이므로, 자신의 임기 중에 민주노총의 노동안전보건 활동체계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노안활동가들이 집행부 임기 때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십년 이십년 장기활동 전망을 가질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가들을 통하여 미조직 노동자, 영세비정규 노동자, 비제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 운동이 산별과 지역 차원에서 발굴되고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8년부터 민주노총이 준비해온 "과로사회 추방"이라는 슬로건을 이제는 보다 대중적으로 나누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하여 현장에서 참석한 동지들은 산재불승인이 심해지는 문제에 대한 적극적 투쟁, 활동가 양성체계에 대한 구체적 전망 등을 질문하고 추가의견을 제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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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이번에는 정세강의가 이루어졌다. 민주노총 교육국장을 맡고 있는, 박석민 동지가 08년 촛불의 의미와 09년 과제에 대해 강의를 해주었다. 그간 노동안전보건활동가들에게는 정세강의가 부족하였다는 지적 때문에 마련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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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의 08년 사업평가와 09년 전망에 대한 발제를 토대로 조별 토론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금속노조 뿐 아니라 보건의료, 공공운수, 화학섬유, 서비스, 건설 등 다양한 연맹이 참여함에 따라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는 이야기가 더 많이 나누어졌다. 기나긴 강의에 지쳐서인지 토론은 즐겁고 재미있게 이루어졌다. 조별 토론결과를 총화한 후 뒤풀이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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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국대회는 민주노총의 노안사업을 전국의 활동가들과 공유하면서 노동자건강권 운동의 주체들이 더욱 사명감을 갖고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투쟁을 전개할 수 있게 하려고 기획된 자리였다. 목적한 바는 이루어졌지만, 아쉬웠던 것은 예년에 비해 적은 숫자가 참여하였다는 점이다. 금속노조에서 자체 수련회가 계속 이어지면서 많은 동지들이 참석하기 어려웠던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금속노조 등 연맹과 노조의 사업이 많아지고 활성화되는 것을 핑계삼을 수는 없을 것이므로, 내년부터는 민주노총 전국대회 위상에 맞는 참여자조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