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 (수) 오전 11시 직업성·환경성 암환자 찾기 119(이하 직업성암119)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직업성·환경성 암환자 찾기 운동 선포식'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은 보건의료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 플랜트건설노조, 화학섬유연맹 소속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해마다 1만명 이상이 직업성 암으로 사망하는데, 우리나라 직업성 암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그 이유는 암이 산재라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진료시 직업력이 확인되고 직업성 암이 의심되면 자동으로 산재 심의를 받도록 하는 제도가 만들어지면 직업성 암 환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태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정책부장은 "3만 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2020년 보건의료노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업성 암에 걸렸다고 응답한 조합원은 179명이다. 하지만 이 중 산재 등 재해보상을 신청한 노동자는 9명에 불과하다"며 "일하다 암에 걸려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일은 더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종사자들은 멸균을 위해 산화에틸렌 가스도 많이 사용하고 항암제 조제나 약물 분쇄 등도 별도의 조치 없이 하는 경우가 있다며 병원도 암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화자 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최근 암에 걸려 퇴사하거나 휴직하는 급식 종사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노동자가 줄어들면서 더 많은 위험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식실 노동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원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위원장은 "1990년대까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석면을 덮고 휴식을 취하곤 했다"며 "누구도 석면의 위험성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도 대형 배관 등에는 원가 절감을 이유로 석면 재질이 사용되고 있다"며 "포스코 등에서 작업환경실태조사할 때 플랜트 건설 노동자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강 화학섬유연명 수도권본부 수석본부장은 "석유화학 사업장에서 혈액암이 산재로 판정된 사례가 있다"며 "오늘 선포식을 시작으로 발암물질로부터 건강한 삶을 위한 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암 집단 발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전북 익산 장점마을의 최재철 주민대책위 위원장도 참여했다. 2001년 KT&G가 공장을 세우고 연초박을 가공하면서 현재는 마을 사람 절반 이상이 암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공장 내에서도 노동자 다섯명이 암에 걸렸고, 공장 사장도 암으로 사망했다고 들었다"며 마을을 위한 특별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업성암119는 지난 해 12월 포스코 노동자들의 직업성 암 실태를 알리며 활동을 시작했다. 1, 2차 직업성암 산재신청에 이어 오는 5월 대규모 집단산재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 관련 소식 1차 직업성암 산재신청 : http://safedu.org/nocancer119/128152, 2차 직업성암 산재신청 : http://safedu.org/nocancer119/128155) 이를 통해 발암물질 안전관리와 보상 및 관리제도를 마련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