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투쟁 7. 근골격계 직업병 인정기준 처리지침 개악안 폐기 투쟁(2004년)

 
근골격계 직업병 인정기준 처리지침 개악안 폐기 투쟁(2004년)


김은기
꿈틀, 2004년 11월호

2002년과 2003년 금속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직업성근골격계질환 인정투쟁(이하 근골투쟁)은 자본의 구조조정에 파열구를 내고 현장의 조직력과 투쟁력을 복원할 수 있는 대안투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데 2004년에 들어와서 각 지역과 사업장의 근골투쟁이 주춤하고, 기간 투쟁의 성과가 현장의 작업환경 개선과 노동강도 완화투쟁으로 힘있게 추진되지 못하면서 04년 개정 산안법에 대한 조직적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렇게 노동자 건강권투쟁이 시기적 절박함과 내용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전체노동자의 중심적인 투쟁과제로 자리매김하지 못함으로써 강위력한 주체를 마련하지 못하였고, 자본과 정부는 오히려 반 노동자적 정책과 다양한 공세 등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렇게 주객관적인 조건의 열악함으로 인하여 노동자 건강과 생명권은 심각한 위협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근골격계질환 산재처리와 관련한 근로복지공단 내부지침을 만들어 시행하면서 건강권 쟁취 현장투쟁 및 연대투쟁의 확산과 발전을 차단시키려고 한다. 궁극적으로 자본의 이해와 입장을 대변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노동부가 한 짓과 구체적 내용은 이렇다.

한 짓
 
산재보험제도발전위원회 
구성(6월)
 
‘근골격계질환 업무관련성 인정기준 처리지침’ 작성
 
 
 
 
 
자세한
내용
 
징수, 요양, 재활 등 세 가지 범주에서 제도 개선안 연구(12월까지) 및 내년 입법추진
 
5단계의 업무관련성 평가와 4가지 영역에 대한 재해조사 원칙을 통해 질병별 치료범위, 치료기간 등을 처리지침으로 작성
 
 
 
 
 
숨은 
의도
 
① 산재인정기준 어렵게 개악(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계질환)
② 산재보험의 도덕적 해이 문제 해결(적정요양기간 설정, 진료비심사 강화)
③ 산재보험 민영화(10/7 노동연구원 연구 중간발표회)
 
산재보험의 역할과 기능을 무력화
- 직업병 인정 축소
- 근골격계를 포함한 산재환자에 대한 요양결정기간의 장기화
- 치료의 조기 종결

한편, 자본은 경총 산하 기업안전보건위원회 활동을 강화하며 지난5월 특별결의문 채택을 시작으로 그전부터 준비하고 추진되어온 노동운동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산재환자 적정요양기간 설정 기도, 산재보험 민영화에 대한 기업 설문조사 결과 발표, 정책과제 발표 및 대 언론플레이 등을 펼치며 근골격계 대책마련 활동 등 노동자 건강권 투쟁을 무력화 하고 자본의 관리와 통제 하에 묵어두려는 전략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경총이 하고 있는 짓거리들
 
① 10월4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총 회원사 1400여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산재보험 민영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함.
② 산재보험제도개선 연구 프로젝트 진행 중(12월 마무리 예정으로 산재보험민영화에 대한 이론적 근거 연구 중)
③ 요양관리체계 부실, 산재보험의 재활사업 부재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는 장기산재환자의 문제를 산재노동자의 도덕적 문제로 덮어씌우기 위해 ‘산재나이롱 환자 사례집’을 작성하여 마무리 단계에 있음.
④ 대우조선의 연구 용역을 통해 산재환자의 치료를 제한하기 위한 ‘적정요양기간 설정’연구용역을 마무리하였고, 산업의학회 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전문가 영역에서의 공론화를 시도하고 있음(10/14)

최근 노동부의 안대로 직업성 근골격계질환 인정기준 처리지침이 제정되고 산안법의 완화 및 개악 그리고 자본의 요구대로 산재보험 민영화가 추진된다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노동자 건강권투쟁의 무력화는 물론 나아가 자본의 현장통제와 구조조정에 날개를 달아주는 상황이 될 것이며 따라서 노동자 건강권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위기상항을 투쟁으로 돌파하고자 민주노총과 전국의 10개 노동안전보건단체들은 수차례의 준비회의를 거쳐 10월 20일 민주노총에 모여 "근골격계직업병 인정기준 개악(안) 폐기와 산재보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투위)를 결성했다.

공투위는 최근 노동부가 획책하고 있는 "근골격계 인정기준 처리지침(안)"의 폐기와 산재보험의 공공성 강화를 전략적 목표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투쟁방향을 설정했다.

구체적인 투쟁방향은 첫째, 정부의 반노동자적인 정책을 막아내고 산재예방 및 근절, 노동자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수립을 요구한다. 둘째, 노동자 건강권 투쟁의 확대를 차단하고 무력화 하며, 오히려 산재보험 민영화까지 획책하고 있는 전체 자본의 음모를 폭로하고 타격한다. 셋째, 산업재해 실태 및 노동자 건강이 처한 현실을 알려내고 정부정책의 반노동자성, 부도덕한 사업주들의 행태 규탄 및 타격 등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적 지지와 동의를 회득하고 투쟁의 정당성을 확보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체 노동자의 투쟁과제 인식과 현장을 조직하여 건강권 투쟁의 대정부, 대자본 전선을 구축해 나가는 것으로 하였다.

구체적인 투쟁계획은 조합원 의식화와 조직화 그리고 이를 통하여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투쟁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또한 대정부, 대자본 투쟁을 강화하여 노동자 건강권을 강화하는데 있다.

이미 10월 27일 전국의 안전보건 활동가 약 250여명이 모여서 가열찬 투쟁으로 사수한 공투위 출범식이 있었고 투쟁의 확대와 강화를 위하여 세부 사업계획도 정리하였다.

첫째, 준비된 투쟁으로는 조합원 의식화와 관련해서 조합원용 선전물 5종을 만들어서 현장 선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으며, 이미 2종은 현장으로 배포가 되었다. 그리고 이미 만들어진 별도의 교육자료를 현장에서 산안교육시간이나 기타 교육시간을 확보해서 교육을 사수하기로 했다. 그리고 대국민 선전물도 만들기로 했다. 조직화 관련해서는 향후에 나타날 근골투쟁을 지역별 또는 노조별로 취합하여 중앙집중 투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했다. 투쟁사업과 관련해서는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지속적인 투쟁 이후에 대국민 선전전도 함께 할 것이다. 또한 15일부터는 과천의 노동부 앞에서 2인 시위를 지속하기로 했으며 이때에는 민주노총 총력투쟁 일정에 맞춰서 지역거점 투쟁에도 참가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의제화를 위하여 12일 노동부 관리들을 데려다가 공청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둘째, 민주노총의 투쟁일정에 맞춰서 적절하게 투쟁을 배치하기로 했다.
우선 노동자대회 전야제인 13일에는 전야제 장소에 공투위 부스를 설치하여 적극 결합하기로 했다. 부스설치 이외에도 선동대를 꾸려서 조합원들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가며 공투위의 필요성과 활동에 대해서 적극 선전하기로 했다. 그리고 노동자 대회 당일 날인 14일에는 본대회에 앞서서 사전대회를 공투위 집회로 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악법이 국회를 통과할 상황에 처해있고,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예상된다. 엄중한 시국이며, 그렇기 때문에 자칫 ‘근로복지공단의 지침 하나가 개악되는 것 정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현장의 동지들이 이번 투쟁의 절실함을 잘 이해하고, 공투위와 함께 자본과 정부의 음모를 깨부수는 투쟁에 나서야 할 때이다. 단순한 처리지침 개악이 아니라 산재보험 민영화와 노동자 삶의 뿌리를 뒤흔드는 음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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