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주변 토양과 수산물의 방사능오염 실태 조사 결과(1)

글 : 이윤근(노동환경건강연구소 부소장)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현재까지 매일 수 백 톤 이상의 방사능 오염수가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다. 이러한 재앙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산물 방사능 오염에 대한 시민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일본산은 물론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원전(2) 주변의 토양과 수산물은 안전할까? 정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원전 주변에서 채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역과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지난 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조사 결과 월성과 고리원전 배수구(원전 온배수 배출구)에서 잡은 숭어에서 평소의 70배가 넘는 세슘-137이 검출되는 등 원전 주변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근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최근의 국내 원전 주변 방사능 오염  실태조사 결과들을 참고할 때 국내 원전 주변의 토양과 수산물이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현재까지도 원전 주변에서 검출되고 있는 방사능 오염 문제에 대해 국내 가동 중인 원전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과거 냉전시대의 핵실험 잔존물과 일본 후쿠시마 사고의 영향으로 돌리고 있다. 나아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원전 인근 지자체와 함께 온배수를 이용한 대규모 양식장 운영을 통해 돌돔, 참돔, 농어, 광어, 전복 등을 양식․ 유통하고 있다. 

이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시민방사능감시센터에서는 환경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통해 국내 원전 주변의 토양과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실태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를 요약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조사는 2014년 5월부터 10월까지 4개 원전 지역(영광, 고리, 경주(월성), 울진) 반경 5km 이내의 토양(19개), 수산물(13개), 해조류(24개), 작물(3개)을 대상으로 총 59개의 시료를 분석하였다. 방사능 물질이 검출된 시료는 59개 시료 중 12개 시료에서 세슘-137(9개 시료)과 요오드-131(4개 시료, 이중 1개는 세슘과 같이 검출)이 검출되었다(검출율 20.3%). 시료 종류별로 보면 토양이 19개 시료 중 5개 시료(검출률 26.3%)에서, 해조류(다시마, 해초)는 24개 시료 중 5개 시료(검출률 20.8%), 그리고 숭어는 13개 시료 중 2개 시료(검출률 15.3%)에서 방사능물질이 검출되었고, 최고 6.63베크렐/kg의 농도를 보였다. 검출된 핵종은 토양에서는 주로 세슘–137과 해조류에서는 요오드-131이었다. 반면, 대조군 시료인 김포 지역의 토양 시료에서는 방사능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본 조사에서 측정된 해조류는 총 24개 시료였는데 이 중 4개 시료에서 요오드-131이 검출되었다(검출률 16.7%). 물론 오염농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3) 요오드(131)의 자연반감기(8일)를 고려한다면 검출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즉, 요오드의 짧은 반감기를 고려할 때 상시적인 방사능 오염수가 방출되고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으며, 또한 해조류의 생태 특성상 다른 지역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즉, 원전으로부터 액체폐기물 방류에 의한 상시적인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추정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20141208_04.jpg
[그림] 국내 원전 주변 오염 지도

이와 같은 근거는 지역주민의 갑상선암 발생 사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 연구(주영수 등, 2012)에 의하면 ‘원전에서 5 km 이내에 사는 여성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30 km 이상 떨어진 지역에 비해 2.5 배 높다’고 보고한 사실과 최근 법원(2014년 10월, 부산 동부 지법 민사 2부)에서 ‘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살고 있는 갑상선 암에 걸린 주민에게 원전 측이 배상 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사실 등이 원전 주변의 요오드-131의 오염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2014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원전에서 배출되는 액체폐기물의 하루 방류량은 6,250억 베크렐 정도로 확인된 바 있다. 즉, 정부 스스로도 방사능오염수가 원전 배수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다는 것을 시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원전 주변의 방사능 오염 문제를 여전히 과거 강대국들의 핵실험 영향 혹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요오드-131은 주변에 있는 갑상선암 환자 요양과 관련된 의료시설의 영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주장하는 가능성들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본 조사 결과와 최근의 정황들을 보면 원전으로부터 배출되는 방사능폐기물(특히, 액체폐기물)에 의한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좀 더 확대된 오염 조사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정부에서 원전 안전성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온배수를 이용한 수산물 양식과 농산물 재배 정책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 더불어 원전 주변에서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낚시를 금지하는 규정도 만들어져야 한다. 

* 발표내용은 ‘나는 무방비다’  팟캐스트방송(http://www.podbbang.com/ch/8460)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⑴ 본 조사는 환경재단의 연구비지원(2014 NGO부분 공모사업)으로 이루어진 사업임.
⑵ 정확한 용어는 핵발전소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왜냐하면 핵발전소는 원자력이 아니라 핵에너지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전이라는 관행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편의상 원전으로 표기하였다. 
⑶ 시료채취 일자와 분석일자 간의 차이(최대 10일 정도)를 고려할 때 분석된 농도보다 실제 오염 농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