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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 나앉은 여성노동자…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글 : 한인임(일과건강 사무처장)

20150107.jpg 한국도로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속도로 톨게이트 영업소는 총 341개가 있다. 현재 도로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국고사업 노선은 31개이고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노선은 7개이다. 여기에 고용되어 있는 톨게이트 요금징수 여성노동자는 약 7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노동자들은 모두 비정규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2009년부터 톨게이트 영업소 전체를 도급으로 전환시켰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들은 극도의 ‘고객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로 발생하고 있는 스트레스 내용은 ‘인격무시나 욕설’과 ‘성희롱’이었다. 그러나 이 여성 노동자들을 실제 만나서 얘기하고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더욱 심각한 스트레스는 ‘사업주’ 스트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대체 도급 사업주는 이 여성들에게 어떤 고통을 주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본 조사는 87명의 여성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평균연령은 42.8세, 85%가 혼인상태였다. 이 여성들은 매년 고용계약을 갱신한다. (사진출처: 일요신문)

수시로 감시당한다
그녀들이 가장 심각하게 호소하고 있는 내용은 바로 ‘감시’였다. 그것도 고객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지는 ‘친절 수준 감시’였다.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받는 노동에 왜 친절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친절하면 다른 도로를 사용할 운전자가 해당 도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친절하지 않다고 해서 요금을 내지 않는 것도 아닐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 친절 강요수준이 도를 넘는다. 우선 차량 1대당 응대시간 7초 안에 20가지의 친절 동작이 진행되어야 한다. 만약 평가 점수가 낮으면 퇴근 후 남아서, 또는 출근 전 일찍 출근해서 교육(CS) 등을 무급으로 받는다. 월평균 1.3회로 나타난다. 여기에 더하여 ‘미스터리 쇼퍼’가 등장한다. 가짜 고객이다.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이 사람들은 결국 이 노동자들을 수시로 감시하는 감시 대행자이다. 이렇게 시달리다가 원형탈모를 겪게 되었다는 여성노동자는 눈물을 보였다. 
이렇게 이루어진 친절 평가 결과는 결국 재계약에 영향을 주게 되고 정직원(비정규직으로 구성된 이들은 또 정직원과 임시직으로 구분된다.)이 되는데도 악재로 작용한다. 또한 고객 컴플레인이 발생하면 ‘업무 외 시간에 추가교육’, ‘임금 불이익’, ‘시말서 작성’, ‘남들 앞에서 모욕 주기’, ‘고객에게 직접 전화해서 사과’하거나 심지어 ‘집으로 찾아가서 사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끝나면 매연에 찌든 까만 얼굴...측정, 공기질 관리 전혀 없어
하루 8시간 노동 중 이들은 약 1시간을 나누어 쉴 수 있는데 보통 하루 2회~3회에 걸쳐 쉰다. 밥도 마셔야 하는 시간이다. 중간에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못 간다. 이런 경험을 일주일에 평균 2.5회 정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체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광염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짧은 휴게시간도 대체해 줄 여유 인력이 없는 상황이니 동료가 병가를 내거나 집안에 행사가 있어 휴가라도 내면 대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꼬박 16시간을 연거푸 일하는 방식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3교대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대근은 대부분에게서 발생하며 월평균 2.5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 앉아 있는 요금소는 그야말로 창고 수준이다. 좁고, 높고, 덥고, 춥고...쌩한 바람이 불어오고...더한 것은 시동 걸린 차량이 공회전하면서 내뿜는 매연을 하루 종일 앉아서 마셔야 한다는 점이다. 피부도 매연을 먹는다. 퇴근길 얼굴에는 매연이 점딱지처럼 덕지덕지 붙어있다. 참고로 매연에 포함되어 있는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는 1급 발암물질이다. 그녀들 중 근골격계질환을 호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성대결절 정도는 쉽게 겪는 질병이라는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무색하게도 이들에게 ‘근골격계질환 관리’, ‘유해물질 등 작업환경관리’, ‘실내공기질 관리’라는 현행법은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70%가 생리불순 겪어
주기적으로 야간근무에 들어가는 이 여성노동자들은 향휴 출산계획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근무하는 동안 2명은 유산(자연유산, ILO  “Pregnant woman at work" Annex 4에 따르면 자연 유산의 원인으로는 물리적·생물학적·화학적 요인 등이 있다. 또한 교대근무가 자연유산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2배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연구들도 있다.)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8.0%는 지난 1년간 생리불순(생리주기가 20일 이내이거나 35일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질병분류별 연령별 급여현황’자료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여성 연령 전체합계(2012년, 14%)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응답자의 70%가 우울 호소
이런 다양한 업무스트레스 때문에 정신적인 탈진이나 우울을 호소하고 있었는데 탈진 수준은 우리나라 서비스 여성노동자 집단과 유사한 수준에서 높았으나 우울 수준에 있어서는 ‘심리상담’이 필요한 집단 규모가 무려 67.8%에 이르러 매우 심각한 결과를 나타냈다. 우울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감정노동 스트레스가 더 높았다. 친절 점수 평가로 인한 피해 경험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높은 우울 수준을 나타냈다. 

여성 인권이 지켜지는 작업장을 기대하며
이들은 현재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나 단체교섭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안전보건과 관련한 법규제가 있는지도 몰랐고 비인간적 대우에 슬퍼할 뿐 아직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도급 사업주도 이들의 권리를 모르고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행정당국의 책임이다.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차별받는 여성의 모성보호가 지켜지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뿐만 아니라 내부자들로부터도 끊임없는 성희롱에 노출되는 이 여성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이 지켜지는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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